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세계 3대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향수·화장품 부문 면세점 운영권을 따냈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낙찰받은 면세점 사업권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반면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는 주류·담배 매장 운영권과 향수·화장품 매장 운영권 입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창이공항그룹(CAG)은 한국 신라면세점이 향수·화장품 면세사업자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면세점은 오는 10월 1일부터 2020년 9월 30일까지 1~3터미널 5500㎡ 규모 매장과 4터미널 1800㎡ 규모 매장(2017년 계획), 19아울렛에 대한 독점 운영권을 갖게 됐다.
창이공항 화장품·향수 매장은 2012년 기준 매출 3억1000만 달러(약 3312억원)를 기록해, 10억 달러 수준인 창이공항 면세점 연매출 중 가장 비중이 크다. 2015년 연간 매출액은 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입찰에는 기존 사업자인 뉘앙스-왓슨을 비롯해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DFS, LS리테일, 킹파워그룹, 월드듀티프리그룹이 참여했고 뉘앙스-왓슨,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이 최종까지 경쟁했다.
CAG는 신라면세점이 뷰티 부문에서 “강력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신라면세점은 조말론ㆍ나스ㆍ조르지오아르마니ㆍ클레드포ㆍ달팡ㆍ레페토ㆍ칼 라커펠트와 함께 한국의 미샤ㆍ에뛰드하우스ㆍ더페이스샵 등 70개 이상의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할 계획이다. 또 제품 판매뿐 아니라 메이크업, 스파, 뷰티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되는 새로운 형식의 뷰티 까페를 제안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라면세점은 화장품 부문에 더해, 삼성그룹과 제휴해 삼성 소매 부띠끄를 제3터미널에 세계 최초로 열고 모바일 라이프스타일 전자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주류와 담배 부문 사업권은 기존 운영자인 DFS가 뉘앙스-왓슨, 롯데면세점, 킹파워그룹, 월드듀티프리그룹, 스카이 커넥션 등을 물리치고 지켜냈다. 롯데면세점은 뉘앙스-왓슨과 함께 최종 경쟁에까지 올라갔으나 사업자 선정에는 실패했다.
리서우히앙 CAG 대표는 “주류와 뷰티는 고객들이 창이공항에서의 소매경험을 형성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문”이라며 “새로 선정된 두 사업자들은 경쟁력있는 재정적 지원과 단단한 펀더멘털이 지원하는 혁신적인 리테일 콘셉트와 강력한 사업계획으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연간 4700만명이 이용하는 창이공항은 인천공항, 두바이공항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다. 신라면세점은 2012년 8월 창이공항 3터미널에 프라다ㆍ보테가베네타 매장을 열었고 이번달 말부터 시계 편집매장 2곳을 5년 동안 운영한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5월 창이공항 2터미널에 정관장과 동인비 화장품 매장을, 같은 해 11월에는 1터미널에 패션잡화 매장을 열고 보테가베네타ㆍ몽블랑ㆍ불가리 등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