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올해 마지막날인 31일 국가정보원 개혁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 정보관(IO)의 일정 국가기관 출입 제한 및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치활동 처벌 등이 법 또는 규정으로 명문화 될 예정이다.
국회 국정원개혁특위는 이날 국정원의 ‘셀프 개혁안’보다 상당히 강화된 내용의 개혁안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 3일 여야간 4자회담을 통해 마련한 개혁방안 대부분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사이버심리전과 정보관(IO)의 국가기관 출입 등을 통한 정치개입 금지를 국정원법에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특히 국정원 직원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정치활동을 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또 국정원이 다른 국가기관과 정당, 언론사 등 민간을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할 경우 정보관(IO)을 법률과 내부규정에 위반해 파견하거나 상시출입을 할 수 없도록 했다.
국회 정보위 겸임 상임화를 통한 국정원에 대한 예산 등 통제강화와 국정원 직원에 부당한 정치개입 지시에 대한 직무집행거부권 부여해 ‘내부고발자’(whistle-blower)에 대한 공익보호도 강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요소는 잔존하고 있다. 특위 구성부터 첨예하게 대립했던 여야를 비롯해 당사자인 국정원 모두 불만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일부 새누리당 위원들은 “국정원 손발을 묶었다” “북한 김정은과 종북, 좌익세력이 제일 좋아할 것이다” 등의 혹평이 나왔고, 민주당측 위원들도 “미흡하다” “우리도 불만이 굉장히 많다”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남재준 국정원장도 “국회 결정을 존중하며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정보활동에 대한 법적 규제에 곤혹스러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향후 사이버심리전과 IO 관련 국정원 내부규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언제든지 논란이 커질 수 있다. 국정원개혁특위는 1차 개혁안 마련에 이어 내년 2월까지 대테러 대응능력, 해외 및 대북 정보능력 등 실질적인 정보기능 강화방안 마련에 주력한다.
새누리당은 국정원 정보기능 강화를 위한 휴대전화 감청 기능 부여, 사이버테러방지법안 처리 등을,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 등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여야는 국가·지방공무원, 경찰, 군(軍)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을 7개 관련법 개정을 통해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