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 철도산업발전소위는 31일 오전 첫 전체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여야는 소위에서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으로부터 철도경쟁체제 등 정부의 철도정책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둘러싼 민영화 논란을 집중 질의했다. 회의에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도 출석했다.
특히 철도 민영화 금지의 법제화 여부와 파업 노조원들의 징계 수위 문제가 제기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영화 방지’는 법제화가 아닌 자회사 정관으로 정할 것을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철도 사업법에 민영화 방지 조항을 명시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파업에 참여한 철도노조원에 대한 징계 최소화를 촉구했다.
이밖에 소위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철도운영체계 개편 방안을 포함한 철도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의제를 놓고 여야가 입장을 달리하고 있어 운영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여당 측 위원인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은 회의 진행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안 업무 보고를 받은 뒤 향후 소위에서 다룰 의제를 선정하고, 소위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원 징계 등 현안에 대해서는 “노사의 고유한 사안에 대해선 정치권이 개입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며 “의제에서 배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소위 야당 간사인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민영화의 법률적 자구 문제를 포함한 철도의 모든 현안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안건 채택을 두고 여야 이견으로 소위가 공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30일 합의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영화는 이미 정부에서 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사안이다. 그것은 문제가 될 일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기춘 민주당 의원은 “소위에서 어떤 논의를 전제해서 합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여야는 전날 철도노조 파업 중재안을 마련한 즉시 국토위 전체회의를 열어 소위 구성을 완료했다. 국토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강석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새누리당 박상은·안효대·이이재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야당 측은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윤석 의원과 민홍철·윤후덕 의원,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이 위원으로 확정됐다. 아울러 철도소위는 여야, 국토교통부, 코레일, 철도노조,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별도 정책자문협의체도 구성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