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모펀드시장이 출범한 지 약 10년 만에 번창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사모펀드는 한국의 인수ㆍ합병(M&A)시장을 이끄는 핵심 주자로 떠올랐으며 정부도 기업자금조달의 주요 부문으로 인식해 사모펀드 발전을 독려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모펀드는 올들어 40건에 금액상으로는 총 71억 달러(약 7조7190억원)의 M&A를 성사시켰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며 한국 올해 전체 M&A 규모인 313억 달러의 4분의 1에 이르는 것이라고 머저마켓은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4년 사모펀드 설립을 허용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30개의 사모펀드가 있으며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약 42조3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달 사모펀드가 부동산과 주식,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도록 허용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 등 토종 사모펀드들이 현재 외국 경쟁펀드를 압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전략적 투자자들은 경제전망 불확실성을 이유로 M&A를 꺼리고 있고 외국 펀드들은 중국과 같이 수익이 더 많이 나오고 대형 거래가 이뤄지는 이웃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이에 우리나라 사모펀드들이 M&A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모펀드시장은 MBK가 주도하고 있다. MBK는 최근 ING생명을 17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올들어 아시아 사모펀드업계의 M&A 중 최대 규모라고 FT는 전했다. MBK는 설립 이후 웅진코웨이를 비롯해 21개 기업을 사들였다.
제임스 윤 MBK 파트너는 ”우리는 내수 중심의 업종 대표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크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외국 사모펀드들에게는 투자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FT는 복잡한 투자 규정과 탈세 논란에 대한 대중의 반발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