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는듯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몽준 테마주로 분류된 관련 업체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통신은 전 거래일보다 345원(15.00%) 뛴 2645원에 장을 마감했다. 정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의 창구를 통해 매수 주문이 쏟아졌으며 개인은 16억원어치 사들인 반면 외국인은 15억원어치 팔아치웠다. 현대통신은 현대건설 사장을 지낸 이내흔씨가 대표이사라는 이유로 정몽준 테마주에 포함됐다.
정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이 2대 주주라는 이유로 정몽준 테마주로 분류된 코엔텍도 11.24%나 급등했다. 코엔텍 역시 개인이 149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8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한국내화도 2.27% 뛰었다. 한국내화는 최대주주인 김근수 회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매제이자 정 의원의 고모부인 고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의 차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현대중공업은 전 거래일보다 1000원(0.40%) 오른 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정 의원의 발언은 지난 1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서울시당 송년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나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뒤 입당해 7선을 한 국회의원이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어떠한 선거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은 서울시장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해왔으나 정치권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항할 대항마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당에서 설득하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정치 테마주들이 들썩이는 것에 대한 경계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테마주, 안철수 테마주로 묶인 관련주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치인들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해 묻지마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정치 테마주의 경우 변동성이 커 자칫하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