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딜러들이 연말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들어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딜러점 간 가격 차이가 클 뿐 아니라 불과 보름 사이에 수백만원을 더 할인받아 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김모(37) 씨는 지난달 말 국내 판매 상위권 수입차업체에서 5900만원을 주고 세단을 구입했다. 당시에도 “연말을 맞아 대폭 할인해주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김 씨가 분통이 터진 것은 지인이 이달 초에 같은 세단을 자신보다 300만원이나 싸게 샀기 때문이다. 그는 대리점에 항의했지만 “딜러사가 다르고 할인행사 기간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수입차 업체들은 연말을 맞아 최대 1000만원 가까이 할인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세단 ‘300C’를 현금으로 사면 가격을 800만원 낮춰준다. 피아트는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프리몬트’를 500만원 할인하고 있다. 혼다, 토요타 등 일본업체도 차종별로 200만원에서 7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추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식 프로모션 외에 딜러사 별로 가격 차이가 큰 것이 소비자 불만의 원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BMW의 경우 코오롱모터스·한독모터스·도이치모터스·그랜드모터스·내쇼날모터스 등 크고 작은 다수의 공식딜러가 있다. 이들 간 판매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정가제가 유명무실화 되고 있다.
16일 실제 매장 판매가격을 확인해본 결과, 중소 딜러사의 경우 같은 중형 세단의 가격 차이가 300만원 이상 났다. 소비자로써는 천차만별 가격으로 혼란스러울 밖에 없는 것.
또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도 수입차의 업계의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중소 딜러사의 경우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할당받은 물량을 팔아야만 한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가 ‘언제까지 이 물량을 다 팔아라’고 밀어내면 손해를 봐서라도 팔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평소에는 같은 업체의 차를 파는 딜러사 간에는 가격이 비슷하게 유지되나 연말에는 이 같은 균형이 깨져 소비자들에게 더 혼란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