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역전략이 다자간 협상으로 전향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이번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렸던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에서 “우리는 다자간 무역협정에 열린 마음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은 그동안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에 치중했으며 WTO의 역할을 옹호하는 등 다자간 무역협정에 부정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런 태도변화는 주목할만 하다고 FT는 전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WTO의 역할에 실망을 느끼고 그 틀에서 벗어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 다자간 협정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은 지난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양자 무역협정을 넘어서는 협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다자간 무역협정보다는 WTO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도 미국이나 EU처럼 WTO에 비판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투신취안 중국 대외경제무역대 교수는 “우리는 커다란 전환점을 보고 있다”며 “중국 지도부도 WTO의 결과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오 상무부장은 WTO 연설에서 “이 기구의 의사결정 효율성이 낮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중국이 최근 TPP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결국 TPP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다자간 무역협정 진출에 장애가 여전하다고 FT는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복수국간서비스협정(TISA)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유럽과 미국 관리들은 IT 부문의 무역협정이 중국의 반대로 무산된 사실을 지적하며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TPP 회원국인 일본과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둘러싼 갈등도 중국의 TPP 참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