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태양광 계열사인 한화솔라홀딩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 2010년 설립 당시 4360억원의 투자를 한 데 이은 네 번째 투자로 투자규모만 8500억원에 달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 한화케미칼은 한화솔라홀딩스 지분 209만5250주를 20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라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셈이다. 한화솔라홀딩스는 이번에 지원받은 자금을 한화큐셀에 다시 지원해 태양광 발전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케미칼 100%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는 한화큐셀인베스트먼트(지분 100%), 한화솔라원(49.36%)을 보유하고 있는 태양광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큐셀인베스트먼트는 한화큐셀(Hanwha Q-CELLS GmbH) 지분도 100% 쥐고 있다. 한화큐셀 독일법인은 한화케미칼의 증손회사인 셈이다.
회사측은 “태양광 시황 회복에 대비해 한화큐셀의 선제적 투자자금과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2008년 태양광 시장에 뛰어들면서부터 수직 계열화를 추진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잉곳·웨이퍼(한화솔라원)→셀(한화큐셀)→모듈(한화솔라원)→발전설비(한화큐셀) 등 태양광 사업의 수직 계열화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이 해소되면서 태양광 산업이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한화큐셀이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증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한화큐셀은 태양광 업황 호전으로 4분기 흑자전환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번 증자를 통해 수익성이 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계열사인 한화큐셀의 흑전 등 주력사업인 태양광 시황 호전으로 2014년 한화케미칼의 대폭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속적인 선제투자로 늘어난 순차입금은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양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말 기준 한화케미칼의 총차입금은 5조6000억원, 순차입금은 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3070억원, 2539억원 증가했다"며 “폴리실리콘 및 태양광 솔루션 관련 다운스트림 투자가 2014년에도 계속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재무구조 개선에는 걸림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