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로 ‘찬밥’ 신세가 됐던 중대형아파트(전용84㎡이상)가 일부 분양ㆍ미분양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부활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건설업체들이 대형 아파트의 공급을 줄이면서 희소가치가 높아진 데다 인근시세보다 싼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 ‘마포한강2차 푸르지오’ (전용83㎡ㆍ110㎡)와 현대산업개발 ‘위례2차 아이파크’(전용90~115㎡) 등 모두 순위 내에 청약이 마감됐다.
지난 1일 분양에 나섰던 삼성물산 ‘래미안 대치청실’도 중대형 물량인 전용114㎡, 151㎡에서 각각 최고 54대1, 평균 33대 1을 기록하면서 청약 마감 행진을 이어 갔다.
그 동안 분양시장에서 가장 골머리를 앓던 중대형 미분양 물량은 지난 9월 말 기준2만 7935가구로 수도권 1195가구, 지방954가구 등 전월 대비 2149가구가 줄었다. 이에 반해 전용85㎡이하 중소형 미분양 물량은 수도권 1037가구 감소, 지방 1177가구 증가로 전월 대비 140가구가 증가했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가 선전한 것은 지난 몇 년간 중소형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중대형아파트의 공급이 급감해 희소가치가 높아진 점과 시세보다 저렴한 중대형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타입 모두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한 대우건설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는 ‘마포 한강 1차 푸르지오’ 보다 낮은 3.3㎡당 최저 1760만원 대, 평균 1900만원대로 인기를 끌었다. 인근에 입주해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초기 분양가보다 3.3㎡당 1000만원 이상 저렴했던 것이 청약 성공에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특히 이 단지는 ‘무옵션 아파트’로 발코니 무료확장 제공, 시스템에어컨, 드럼세탁기, 전기오븐레인지, 전동 빨래건조대 등 가전 옵션 제품도 무상으로 제공됐다. 저렴한 가격과 더불어 각종 파격적인 혜택이 실수요자들이 중대형으로 이끌어 내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 분양 관계자는 “중대형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혜택과 인근의 주상복합 분양가와 지난 마포 한강 1차 푸르지오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나오면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에게 중대형평형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전 가구 1순위에 마감한 현대산업개발 ‘위례2차 아이파크’는 서울 송파권역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3.3㎡당 평균 1740만원의 합리적인 분양가로 공급,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유도했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인 위례신도시와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중대형평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았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지난 1일 분양에 나서 전타입 모두 1순위에 마감된 삼성물산’ 래미안 대치청실’도 강남권 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시세대비 저렴한 수준의 3.3㎡당 평균 3200만원대(기준층 기준)로 책정돼 인기를 끌었다.
강남구에 7년 만에 선보인 대단지 아파트인데다 상대적으로 공급이 줄었던 중대형 물량이 공급되었다는 점과 교육여건이 좋은 강남구 대치동의 핵심입지였던 것이 주효했다.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 그 동안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매매가 하락 및 미분양 양산으로 소비자들이 선택을 꺼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건설업체들이 중대형 평형에 대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중대형이라도 브랜드, 입지, 가격, 혜택 등을 꼼꼼히 따찾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