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이에스코리아(DVS)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만기 30년짜리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또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신사업 진출을 위해 상환 부담없는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VS는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2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사채는 개인투자자 이진한, 하승희씨 앞으로 각각 10억원을 발행됐다. 발행가액은 500원, 30년만기에 만기이자율은 50%이다. DVS는 지난 5일에도 10억원 규모의 30년 만기 CB를 발행했다.
보통 상장사가 발행하는 CB는 만기가 3~6년, 만기이자율은 10% 이내이다. DVS의 CB는 이와 달리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의 성격을 띤다. 영구채는 만기 부담이 없으며, 자기자본으로 계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DVS가 영구채 성격의 CB를 발행한 데는 이유가 있다. 방송수신기 및 기타영상, 음향기기 제조에 주력했던 DVS는 지난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째 영업손실 중이며,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보유자산도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올 6월 말 기준 DVS가 보유한 유형자산의 순장부금액은 토지, 건물, 기타 유형자산 등 약 25억6000만원 규모다. 그러나 현재 채무때문에 담보로 제공된 자산은 부동산 12억원, 장단기금융상품 17억원, 부동산 담보 1억2000만원 등 총 30억원에 달한다.
자구책으로 새로 진출한 전자투표기기와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은 이미 접었고, 올해 정관에 추가한 토목·물류 사업과 카라반(캠핑카) 사업도 보류 중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DVS가 발행한 만기 30년짜리 CB는 투자 목적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연구원은“위와 같은 조건이면 10억원을 투자한 경우 이자는 5억원에 불과하다”라며 “정상적인 투자자라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연구위원도“작은 회사니까 상환부담이 낮은 만기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런 조건은 특수한 관계가 투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DVS의 CB 발행가액(500원)은 전일 종가 503원과 크게 차이가 없다. 최근 주가가 하락세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이자로 돈을 빌리는 것과 같다.
DVS관계자자는 “새 사업을 위해 신규투자자를 찾은 것”이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증자보다 사채로 들어와 새 사업으로 주가가 올랐을 때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도매·제조업 분야에 새로 진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신 사업은 새로 선임된 강희창 대표이사가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