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제한하는 ‘50%룰’ 시행에도 불구하고 판매사들의 제식구 감싸기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은행, 보험, 증권사 등 48개 판매사 가운데 3분기 계열운용사 신규 판매비중이 전분기대비 증가한 곳은 20개사(41%)로 나타났다. 지난 4월말 ‘50%룰’ 시행 이후 절반 가까운 판매사가 오히려 계열사 판매비중을 늘렸단 얘기다. 판매비중이 50%를 넘기는 곳도 총 여전히 3곳이나 됐다. 2분기 말 4개에서 단 한 곳 밖에 줄지 않은 것이다.
개별 판매사 별로는 산업은행의 KDB자산운용 판매비중이 2분기 말 2.37%에서 70.79%로 68.42%포인트나 급증했다. 같은기간 메리츠종금증권의 메리츠자산운용 판매비중 역시 9.7%에서 55.58%로 높아졌으며 신한은행의 신한BNPP자산운용 판매비중도 20.11%에서 52.47%로 뛰었다. 모두 50%룰 위반이다.
‘50%룰’은 지켰지만 기업은행의 IBK자산운용(27.4%→39.73%), 동양증권의 동양자산운용(5.29%→33.74%), 키움증권의 키움자산운용(12.06%→32.38%), KB투자증권의 KB자산운용(0.25%→22.22%), 삼성화재의 삼성자산운용(0.1%→22.03%) 등은 3분기 만에 판매비중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판매비중을 낮추려는 대형사들의 노력도 엿보였다. ‘50%룰’의 정조준에 올라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증권(50.96%→20.49%), 보험(14.62%→2.22%) 계열 판매사 비중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역시 보험(26.35%→9.52%), 증권(7.65%→1.57%) 계열사 판매비중이 모두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50%룰’이란 은행, 증권, 보험사가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팔 때 판매금액을 전체 연간 펀드판매액의 50% 이하로 제한하는 일종의 비율 규제다. 지난 4월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50%룰 규제는 회계연도 1년 단위로 판단하므로 당장 위반여부를 따질 수 없는만큼 판매사들은 점차 줄여나가면 된다는 입장이다.
A운용사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에 펀드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중소형사들은 판매사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소형 운용사들의 운용능력과 성장성을 따져보는 판매사들의 유연한 사고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