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엠페사(M-PESA)가 기존 은행 기능을 대체하면서 주민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등 금융업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엠페사에서 ‘M’은 모바일을 의미하며 ‘PESA’는 아프리카 토착언어인 스와힐리어로 ‘돈’을 뜻한다.
케냐 전체 성인의 3분의 2 이상이 엠페사를 사용하는 등 4400만 인구 가운데 엠페사 이용자는 1900만명에 달한다. 또 케냐 경제 전체 자금흐름의 4분의 1이 엠페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해 엠페사 지점은 약 6만5000곳으로 전년보다 40% 이상 늘어 은행 지점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근무하는 남편은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농촌에 있는 아내에게 송금할 수 있다. 아내는 현지 지점을 통해 이 돈을 인출할 수 있다. 또 상당수의 상점은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물건을 사고 휴대폰으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다.
케냐에서 금융서비스는 소수 부유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보급이 확산하고 있는 휴대폰 기반의 엠페사 서비스로 많은 주민들이 금융서비스를 널리 활용하고 있다.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휴대폰 보급률은 2002년 3%에서 2010년 48%로 급등했다. 내년에는 72%에 달할 전망이다.
폴 매킨 컨설트히페리온 모바일머니 대표는 “이전에는 근로자들이 가족에게 송금할 때 사흘의 시간이 걸리거나 심지어 돈이 중간에서 사라지는 경우도 흔했다”며 “저렴한 비용에 수분 안에 돈을 보낼 수 있는 시스템은 매우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신흥국도 엠페사 사례를 도입하고 있으나 아직 성공을 거둔 업체는 별로 없다. 엠페사가 보유한 간편하고 효율적인 핵심 응용프로그램(앱)이 다른 국가에는 보급되지 않은데다 시장이 확대하기 전에 경쟁이 격화된 점이 실패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신흥국 대다수에서 운영중인 모바일뱅킹이 신용거래나 이자 지급 등 일반적인 금융상품을 제공하지 못하는 약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비즈니스소프트웨어업체 SAP의 하리다스 나이르 모바일커머스 담당 부사장은 “방글라데시 인구의 87%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은행 계좌가 없다”며 “그러나 주민 대부분은 휴대폰이 있다”고 모바일뱅킹의 이점을 강조했다.
엠페사 운영업체인 사파리컴은 이와 관련해 솔루션을 제시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커머셜뱅크오브아프리카와 연계해 소액대출과 이자가 붙는 저축상품 등을 제공하는 엠스와리(M-Shwari) 서비스를 시작했다.
엠스와리 고객은 120만명이 넘었다고 CNBC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