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빛과 물질의 결합 가능성을 실제로 입증했다고 27일(현지시간) 사이언스데일리가 보도했다.
그동안 이론적 추측으로만 거론됐던 ‘기하학적 절연체(topological insulator)’라고 불리는 현상을 실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MIT는 밝혔다.
이 연구는 특이한 유형의 물질 표면 위에 광자와 전자의 결합상태를 만들고 측정한다. 내부는 절연체(전기나 열을 전하지 않는 물질)로 되어 있고 표면에만 전도성(전기나 열을 전하는)이 있는 물체로 되어 있다.
MIT연구진은 물질 시료에 중적외선파를 펨토초(1000조 분의 1초)동안 쬔 뒤 그 결과를 연구진이 개발한 고속 전자 분광 카메라로 관찰한 결과 전자와 광자의 양자-역학적 결합 상태를 일컫는 ‘플로케-블로흐(Floquet-Bloch)’상태의 고체 결정체가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스위스 물리학자 펠릭스 블로흐는 “전자는 결정격자(결정의 원자 배열 상태)의 주기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규칙적 패턴에 따라 결정체 안에서 움직인다”고 추론했다. 광자는 명백한 주파수를 갖는 전자기 파동이기 때문에 물질과 상호작용하면 플로케 상태가 된다. 이렇게 전자와 광자가 결맞음 방식으로 엉키게 되면 주기성을 갖는 플로케-블로흐 상태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레이저 빔의 편극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물질의 전자적 성질을 바꾸는게 가능함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기존에는 물질의 성질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격렬한 작용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해야 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단지 레이저 빔을 쬐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일으키는게 가능해진 것이 밝혀졌다”며 “이 방식은 전자가 시스템 안에서 이동하는 방식이 실제로 바뀔뿐만 아니라 빛 조차 흡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원래 다른 상황에서도 빛은 물질의 움직임을 바꿀 수는 있었지만 빛이 반드시 흡수돼 에너지가 물질로 이동해야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빛이 특별히 다른 작용을 일으키지 않고도 물질의 이동을 변경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화학적인 방식으로만 가능했지만 이번 실험 입증을 통해 단순히 물체에 빛을 쬐는 방식으로 반도체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가능케 했다고 MIT는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