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의 보아는 파워풀한 댄스와 가창력으로 데뷔 해인 2000년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가요계는 ‘제2의 보아’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소녀 가수가 쏟아졌다. 10대 초반의 나이로 2001년 한해에 데뷔해 솔로 싱어로서 사랑 받은 하늘, 다나, 죠앤, 유리 등이 대표적이다. 기획사나 가수가 표방하거나 언론에서 명명한 제2의 보아들은 현재 어떤 상황일까.
지난 8일 로티플 스카이의 갑작스러운 뇌사 소식이 온라인을 들끓게 했다. 생소한 이름의 이 가수는 2001년 13세의 나이로 데뷔한 하늘이었다. 당시 데뷔곡 ‘웃기네’를 부른 하늘은 한복 등 다양한 옷을 껴입고 찢겨 벗는 무대 퍼포먼스와 발랄함으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오랜 공백기를 가진 그녀는 2010년 로티플 스카이라는 예명으로 가수활동을 재개했다. 이후 SBS 드라마 ‘마이더스’ 등의 삽입곡을 부르기도 했으나 25세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2012년 8월 말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 4’에는 낯익은 참가자가 시선을 집중시켰다. 11년 전과 변함없이 긴 머리에 청순한 얼굴이 돋보인 그녀는 2001년 데뷔한 가수 죠앤이었다. 1988년생인 죠앤은 당시 ‘햇살 좋은 날’, ‘순수’까지 연달아 히트시켰지만, 소속사 문제가 불거진 후 가수 활동을 접었다. 이후 가수로서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지 못하다 ‘슈퍼스타K 4’출연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났다.
최근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 무대에 오른 다나 역시 2001년 가요계에 데뷔해 ‘세상 끝까지’, ‘다이아몬드’로 주목받았다. 당시 나이 15세였다. 다나는 이후 천상지희 등 걸그룹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빛을 보지 못했다.
보아 데뷔 이듬해 한꺼번에 데뷔한 제2의 보아라는 기치를 내건 10대 여성 솔로 가수들은‘반짝’ 사랑을 받은 후, 인기를 이어갈 후속타를 내지 못해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노래는 경험치다. 10대 초반의 어린 가수가 표현해내는 감성에는 한계가 있다. 당시 보아는 충분한 훈련량과 데뷔 이후로도 강력하게 이끌어줄 소속사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