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16일 강남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배터리에 구멍이 뚫려도 폭발하지 않고 정상 작동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액체로 만들어진 기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이 만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반면 이 제품의 전해질은 항상 고정돼 있어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게 삼성SDI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가 안전성뿐만 아니라 용량과 두께 측면에서 ‘플렉시블(휘는) 배터리’를 구현하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전해질에 액체가 없어 초박막을 만들 수 있고, 양·음극을 여러 겹 쌓아 고전압·고밀도 배터리 구현이 가능하다기 때문. 이 제품이 상용화되면 구부리거나, 돌돌 말거나,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웨어러블(입는) 스마트 기기’를 만드는 일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이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중대형 배터리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2015년에는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똑같은 수준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회에서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스마트 손목시계 ‘갤럭시 기어’나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스’에 탑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커브드 배터리를 선보인다.
사탕보다 작은 초소형 커브드 배터리(0.4㎝x1.3㎝)는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되거나 손목시계 밴드 부분에 심을 수 있을 전망이다. 캔 모양의 각형 곡면 배터리는 기존 플렉서블 배터리와 달리 쉽게 착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SDI가 이번에 공개한 커브드 배터리는 가로, 세로로 다 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의 IT 기기에 적용 가능하다.
삼성SDI는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공개한 48V 시스템 파워팩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오디오·에어컨 등 12V 전장시스템을 그대로 지원하면도 고출력이 필요한 공조시스템·전기조향장치·변속기 등 다양한 첨단 전장시스템을 함께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