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유력 후보였던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16)가 아쉽게 수상하지 못하게 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 등 지역 평화에 기여했다’면서 노벨평화상 수장자에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를 선정했다.
앞서 주요 외신은 이달 초부터 말랄라의 활동을 집중 조명하며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탄생할 가능성에 주목하기도 했다.
말랄라는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기꺼이 축하의 뜻을 전했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이후 성명서를 내고 “OPCW는 전 세계 화학무기를 없애고자 현장에서 활동하는 중요한 조직”이라며 “그들이 국제사회로부터 마땅한 인정을 받은 것에 대해 축하한다”고 말했다.
앞서 말랄라는 노벨 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전인 지난 10일 유럽의회가 주는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아 노벨평화상 수상에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에 말랄라 암살을 시도했던 파키스탄 탈레반 측은 대놓고 수상자 탈락 소식에 환호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노벨 평화상은 이슬람을 위해 투쟁하는 무슬림에게 주어져야 한다”면서 “말랄라는 이슬람에 어긋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세속적이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말랄라는 지난 2009년 BBC방송 블로그에 이슬람 원리주의 정치단체 탈레반을 비판하는 글을 연재하며 유명해졌다. 그는 고향인 파키스탄 북서부 스와트 지역에서 “탈레반이 무력으로 여학교를 폐쇄해 공부할 수 없다”면서 현지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다.
탈레반은 “여성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며 지난해 10월 9일 통학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말랄라에 총격을 가했다. 말랄라는 이날 왼쪽 이마 등에 부상을 입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수차례 수술 끝에 의식을 되찾았다.
그는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 버밍엄에 머물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