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엉터리’물가 전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 총재는 지난 10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2%, 내년에는 2.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1, 4, 7월에도 성장률 등과 함께 물가 전망치를 발표했으며 이번이 올해로 4번째다.
변수가 많아 오차가 생기는 것이 불가피한 성장률 전망치와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매달 집계돼 발표됨에 따라 세계적으로도 전망의 정확도가 월등히 높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올해 발표한 물가 전망치는 정확성도 떨어지고 앞뒤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우선 물가는 지난해 9월과 10월 가까스로 각각 2%와 2.1%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 작년 7월부터 1%대 이하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한은은 올 1월 전망에서 2013년 물가상승률을 2.5%로 내다봤다. 또 4월까지 이미 물가상승률 평균이 1.35%로 급격히 떨어졌음에도 전망치를 2.3%로 소폭 조정하는 데 그쳤다.
그러다 다시 한은은 7월 전망치를 1.7%로 급격히 낮췄다. 역설적으로 7월까지의 2013년 물가 평균은 1.26%로, 4월 전망 때의 평균 1.35%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한은이 뒷북 전망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에 발표한 내년 물가 2.5% 전망치도 타당성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가도 안정세고 지난 9월 소비자물가가 0.8%를 기록하는 등 저물가 기조가 견조하다.
한은은 또 중간목표 없이 일정 기간 달성해야 할 물가 목표치를 미리 제시하고 이에 맞춰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물가안정 목표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물가는 1년 1개월 연속 목표 범위(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 동기비 2.5~3.5%)를 턱없이 밑돌고 있다.
한 전망 분야 연구위원은 “물가당국인 한은의 현 최대 아킬레스건은 물가이다”며 “올해 엉터리로 물가 전망을 했으며 물가안정 목표제도 1년여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한은이 물가 전망을 지나치게 높게 잡은 배경에는 금리인하 실기론에 시달린 김 총재가 이를 피하기 위한 명분 찾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가 전망치가 높으면 시장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가 낮아져 더 이상 금리를 낮추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올 1월과 10월에 각각 내년과 올해 물가를 2.5%로 예상한 것은 물가안정 목표의 최하단치인 2.5%를 의식한 짜맞추기식 전망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