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부임 1년여 만에 인재육성에 초점을 둔 파격적 인사시스템을 도입한다. 인사고과 시 석차순 서열화를 폐지하고 개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중점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그간 두산그룹이 추구해온 ‘사람’을 강조한 신인사제도를 발표했다. 인사 대상자별로 점수를 매겨 석차순 서열을 폐지한 것이 핵심이다. 대신 개인별 역량 육성에 초점을 두고 평가와 보상을 시행키로 했다.
새 인사 시스템은 개인의 역량은 공정성, 소통, 투명성, 통찰력 등 45개 항목에 대한 개인별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상위 역할 수행 가능성을 따져 승진 여부를 판단한다. 4만3000여명의 전 직원 중 50%가량이 외국인이고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는 만큼 글로벌 경영에 부합하는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개인별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는 일은 평가의 일방적인 방식에서 피평가자와의 대화를 통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박 회장이 파격적인 인사를 시행한 이유는 기존 인사제도가 개인의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또 새 인사제도 시행을 계기로 최고경영자(CEO) 선임 등 공시 대상을 제외하고는 인사 결과를 내·외부에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업무적으로 필요한 관련자에게만 결과를 알릴 방침이다. 연공, 직급 호칭 위주로 이뤄지는 승진 관행을 없애기 위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