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의 모습에서 생태교통에 대한 희망을 봤습니다. 방문자들이 ‘차 없어 좋다’는 말을 주고받을 땐 피로가 싹 가셨죠.”
수원의 자전거 생태교통 조성을 위해 앞장서 온 김덕훈 ‘수원 자전거시민학교’ 대표는 조금씩 자전거 문화가 확산되는 모습에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자전거시민학교는 지난해부터 정자동, 호매실동, 행궁동 등에서 자전거교실을 열어 자전거타기 붐을 일으켰다. 시민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생태교통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페스티벌도 준비했다. 이런 준비과정에서 제작된 자전거 버스도 지난 봄 큰 인기를 얻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2011년 설립된 자전거시민학교는 ‘자전거면 충분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을 대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 자전거 무상수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 작년 6월에는 경기도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자전거시민학교는 현재 수원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으면서 행궁동에 자전거포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수원시민뿐 아니라 국내외 방문객들이 체험을 통해 생태교통의 가능성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만으로도 큰 성과”라면서도 “체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태교통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마련되지 못한 점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현재 ‘생태교통 수원2013’ 페스티벌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자전거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인기에 자전거가 부족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느냐, 왜 이렇게 자전거가 적냐는 질문에 답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준비한 자전거 수가 적은 것도 아닌데 워낙 많은 사람이 오니 휴일이면 체험장마다 50∼100명씩 기다리는 모습에 매우 안타까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10명이 함께 타는 자전거버스는 행궁광장을 하루 100번 정도 바쁘게 돌아 1000명을 태웠고 다인승 자전거 20대는 당초 행궁동 차 없는 거리를 한 바퀴 돌리다 신풍로 코스만 다녀오도록 단축해 대기 시간을 앞당겼다.
일반 자전거도 수원역, 장안문, 화서문 등에 분산 배치했던 것을 행궁광장으로 모아 120대로 늘리고 대여시간도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