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호화 생활이 밝혀진 ‘고액 체납자’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세금 37억원뿐 아니라 추징금 1962억원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소식에 여론이 들끓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12일 오전 7시30분 서울 양재동 최순영 전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총 1억3100만원 상당의 동산을 압류했다고 13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최순영 전 회장은 2000년 부과된 사업주민소득세 37억원을 현재까지 내지 않고 있다. 최 전 회장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서울시에 낸 세금은 8800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최순영 전 회장은 고액 추징금 미납자, 고액 세금 미납자 명단 상단의 단골로 늘 거론되고 있다.
그는 1963년 성균관대 상학과를 졸업하고 ‘동명마방’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으나 실패하고, 3년 후 두 번째 회사인 ‘제일포장’을 설립해 또다시 실패했다.
그러자 최순영 전 회장의 아버지인 고 최성모 회장은 1968년 아들을 동아제분 총무담당 상무로 불러들였다. 최순영 전 회장은 한국콘티넨탈식품 사장을 거쳐 1976년 대한생명 대표이사 겸 신동아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순영 전 회장은 당시 상대적으로 뒤처지던 대한생명을 키우기 위해 서울 여의도에 63빌딩을 세웠다. 최순영 전 회장의 전략은 적중해 대한생명은 생보업계 ‘빅3’으로 발돋움하는 데 성공했고, 신동아그룹을 금융전업그룹으로 키워갔다.
이후 최순영 전 회장은 극동방송 이사장, 대한축구협회장, 호서대학교·전주대학교 이사장, 기독교 선교재단 이사장,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1999년, 최순영 전 회장은 외화 밀반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미화 2억6000만달러를 밀반출하고 계열사에 1조2000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를 받았고, 비자금을 관리한 김종은 전 신아원 사장과 함께 연대추징금 1964억원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부인 이형자씨는 김태정 당시 법무부 장관의 아내 연정희씨에게 고가 옷을 선물했다는 ‘옷 로비’ 사건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최순영 전 회장이 현재까지 낸 추징금은 1964억원 중 2억원에 불과하다. 최 전 회장은 “돈이 없어 추징금을 내지 못한다. 회사를 되찾으면 내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최순영 전 회장은 추징금 1962억원과 세금 37억원을 체납하고도, 부인 이형자 여사가 원장으로 있는 기독교선교횃불재단 명의의 양재동 고급빌라에 거주하며 수시로 해외를 드나드는 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12일 최 전 회장 자택에서 시가 1억원 상당의 고가시계, 현금, 귀금속, 기념주화 등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