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5일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이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금융사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던 신 위원장의 당초 의지와 달리 개선안이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17일‘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놨지만, 알맹이는 없고 강제성 없는 자율 규약뿐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신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경제정책포럼 초청강연에서 “우리나라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특이해 회장의 힘이 너무 강하거나 사외이사의 힘이 너무 강하다”며 “금융권 지배구조 문제를 어느 정도 정리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 위원장이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세부 방안에 대해서는 “전문적인 부분”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올해 하반기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마련하고 후속 조치를 추진하는 한편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관련 설립준비단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한류를 뒷받침할 금융사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 방안도 곧 내놓는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달 말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금융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과 부가가치 증대 방안 등을 담은 ‘금융비전’ 을 발표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인프라 투자업체인) 호주 맥쿼리는 신흥시장의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게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그러나 ‘한국판 골드만삭스론’에 대해서는 “우리에겐 무리다”며 “실현 가능성이 있고 손에 잡히는 쪽으로 비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관련, 신 위원장은 “정무적 판단 때문에 지방은행 매각이 제일 어렵다”면서 “(우리투자증권)은 사겠다는 곳이 많아 흥행이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정책금융 재편과 관련, “정책금융공사의 단기여신은 단계적으로 줄이고 트레이드, 선박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면서 “(산업은행 민영화 포기 논란은) 2008년 금융위기가 오면서 규제가 강화돼 민영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 위원장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기상황에 대해 “저성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성장률의) 분모에 해당하는 경제규모가 크다 보니 저성장 추세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