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이고 꾸준한 고수익을 유지해 독창적 투자 철학이 강한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겠다”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신임 대표가 지향하는 중장기 비전이다. 김 대표는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활약하다 지난 6월20일 메리츠자산운용의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그가 라자드에서 운용했던 대표펀드인 ‘라자드코리아주식형주식투자신탁’의 5년 누적 수익률은 80%에 이른다.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생소하지만 기관투자자들에겐 우수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메리츠운용에 취임해서도 라자드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뤘던 장기투자 철학원칙과 종목 선택으로 최상의 수익률을 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라자드운용에서 호흡을 맞춘 홍주연 부장(컨슈머 섹터 담당), 모계방 차장(IT, 텔레콤 담당), 정광우 대리(산업분석 애널리스트), 윤명수 부장(리스크관리) 팀원 4명도 메리츠자산운용으로 같이 합류했다. 팀웍이 맞는 멤버들과 좀 더 자유롭고 독립적인 운용으로 성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메리츠자산운용에 새 둥지를 튼 셈이다.
김 대표는 최근 주식 운용 능력 향상을 위해 다른 부서는 슬림화 하고 운용 파트를 강화하는 조직개편도 병행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를 북촌 한옥마을로 이전 시킨 점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는 고즈넉한 북촌 한옥마을 감사원 맞은 편으로 지난 7월 초 이사했다. 얼마 전 방문한 모 기관의 대표도 북촌으로 이사한 메리츠자산운용 본사에 방문해 극찬했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온갖 소문이 난무한 여의도나 기존 금융 중심지보다 좀 더 당사의 투자 철학에 밀접한 운용 철학을 유지하고 운용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촌으로 이전을 택했다”며 “또 강북 시내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본사가 많이 위치해 영업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펀드 시장을 주름잡던 펀드매니저에서 운용사 수장으로 새 출발을 시작한 김 대표의 비전을 이투데이가 들어봤다.
◇ PB와 외국인 기관들 집중공략…“성과로 승부”
올 하반기 주요 영업 전략과 관련해 김 대표는 고액 자산가들과 해외 기관투자자들 위주로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트랙 레코드가 쌓여 소문이 나면 먼저 문의가 올 정도로 투자 정보가 빠르다”며 “따라서 꾸준한 펀드 성과로 어필하는 한편 은행이나 증권사 등 주요 판매사들 PB들에게 펀드를 알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를 위해 메리츠자산운용의 영문 홈페이지도 구축중이다. 투자철학 제안서도 영문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는 대로 해외 기관투자자 대상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메리츠 모회사의 브랜드 파워가 해외 기관투자자와 개인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데 큰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메리츠화재 브랜드가 투자자에게 친숙해 투자자에게 다가가기 유리하다”며 “모그룹의 위상에 알맞은 수익률로 펀드 성과와 메리츠운용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부임 이후 처음으로 출시한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호’는 꾸준한 기업 탐방으로 현금창출 능력이 우수하고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를 지닌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현재 주식운용본부장(CIO)을 겸직한 김 대표의 투자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펀드인 셈이다.
김 대표는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호는 해당 기업 경영진의 신뢰도와 핵심 역량이 우수한 기업들 위주로 장기가치투자 중심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출시 한 달이 좀 지났음에도 불구 벌써 13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 중장기적으로 펀드시장 맑음“보험·IT업종 유망”
베테랑 펀드매니저인 김 대표가 보는 하반기 증시 전망은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고 있다.
우선 악재는 미국 출국전략 우려에 대한 유동성 축소로 변동성이 잠재중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그동안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자산시장 상승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은 이미 조정이 시작됐고 한국 역시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호재는 현재 여타 신흥국 대비 한국이 아직 덜 올라서 저평가 매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한국 시장은 아직 상대적으로 가격 메리트가 있고, 밸류에이션상 상승매력도 충분하다”며 “다만 건설주와 조선주는 상대적으로 중장기 매력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주 가운데서도 증권주와 은행주도 이익 모멘텀이 우려된다는 진단이다. 증권업종은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을뿐더러 구조조정 이슈로 당분간 고전을 겪고 은행들 역시 크레딧 익스포져와 중산층 붕괴로 인한 가계부채가 우려된다는 전망했다.
유망업종으로 바라보는 건 보험과 자동차업종이다. 일반적으로 생명보험 업종은 금리상승시 과거 고수익률로 판매했던 상품들의 역마진이 해소돼 수익성이 좋아진다.
김 대표는 “보험업종은 금리 상승 추세 진입이 높아질 경우 수혜가 가장 돋보인다”며 “자동차업종의 경우 핵심부품과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최대 수출국인 미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부각중이라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펀드슈퍼마켓 출현 등으로 하반기 펀드 시장 전망은 다소 밝아질 것이라는 견해도 내비쳤다. 국민 경제적 측면에서 현재 중산층 자산구조상 부동산 비중이 많은 하우스 푸어 비중이 높지만 추후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자산으로 이동 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 대표는 “펀드슈퍼마켓 도입이 잘 돼서 저렴한 보수의 편리한 온라인 가입이 잘 된다면 고객의 선택 폭과 접근성이 훨씬 넓어질 것”이라며 “펀드 시장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 촉매제로 기대가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