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에서 자동화 시스템은 중요하다. 수백, 수천만원에 달하는 제품이 제작되는 과정에서는 순간의 실수는 허락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생산기계 한 대마다 인력을 배치할 수는 없는 노릇. 제품 생산 과정에서 이물질이 침투하지 않았는지, 온도는 적당한지를 관리할 수 있는 자동화 장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토닉스는 국내 산업용 센서·제어기기 분야 1위 기업으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다.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노크하고 있는 오토닉스는 4년 내 글로벌 브랜드 ‘톱10’안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제품 종류만 5000가지… 범용품부터 특수품까지 상품 라인업 구축
오토닉스는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센서·제어기기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경쟁력도 제품의 다양성에서 출발한다.
오토닉스는 센서, 제어기기, 모션 디바이스, 레이저 시스템 등 4개 분야에서 약 5000여 종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중 주력 제품군은 센서와 제어 분야다. 먼저 센서는 총 14개군 61개 시리즈 제품으로 구성된다. 센서 중에서는 빛을 이용해 물체 유무를 식별하는 포토센서의 수요가 가장 많다. 포토센서는 공장 자동화 라인은 물론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도 장착되는 대표적인 범용제품이다.
제품 출고 자동화 라인에 쓰이는 ‘포토센서 BJ 시리즈’의 경우 공장 생산라인 벨트 위에 제품들이 출고될 때 개수를 집계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기준이 1초에 제품 한 개라고 할 때, 3초에 제품 한 개가 지나가는 등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때 오류 신호를 알리는 것이다.
이 같은 기능을 갖춘 포토센서는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오토닉스는 사람을 인식하는 에어리어 센서를 개발해 현재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지하철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온도를 관리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온도조절기도 대표 상품이다. 현재 온도조절기에 감시기능을 강화해 문제 발생시 위험 신호를 알릴 수 있는 장치를 추가적으로 개발 중이다.
오토닉스는 포토센서와 같은 범용제품을 중점적으로 생산했다면 앞으로 특수기능을 갖춘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박환기 대표가 추구하고 있는 3개의 ‘월드 베스트셀러’ 품목을 만들겠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그 첫 번째 작품으로 오토닉스는 내년 초에 ‘레이저 변위센서’를 출시할 계획이다. 레이저 변위센서는 물체와의 거리를 마이크로미터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한다. 반도체 분야에서 웨이퍼의 평탄도가 중시되는 공정 과정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LCD(액정표시장치)나 투명유리 두께를 균일하게 제작하는 작업에도 적합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박 대표는 “변위센서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대가 10배 이상 차이 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앞으로 변위센서와 같은 전략, 고부가가치 제품을 집중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통시장 강화… 진입장벽 높은 유럽은 장기적 과제
오토닉스는 지난해 1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2007년부터 5년 동안 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오토닉스 매출의 절반 정도는 해외에서 이뤄진다. 해외 11개국 현지 법인·지사와 100여개국 150여개의 사무소를 통해 판로를 개척한 결과다. 지난 2011년 ‘3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환기 대표는 “중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중국에서만 파는데 그 규모가 250억원 정도 된다”며 “수출의 탑의 경우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실적만 집계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 규모는 이것보다 더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모스크바), 말레이시아(페탈링자야), 미국(시카고), 베트남(호찌민), 일본(도쿄), 중국(북경·상해·중경·광주·남경), 터키(이스탄불) 국가에 법인·지사를 두고 있는 오토닉스는 해외 시장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대신에 유통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유통망을 잘 갖췄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기존 유통망에 무엇을 얹어서 해외 수출의 볼륨을 키워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시장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유럽 내 자체 메이커들이 상당히 강세고 동양제품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성장세가 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시장 영역을 확보한 뒤 유럽시장은 터키를 발판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