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가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파들에 총격을 가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이집트군은 이날 새벽 3시30분쯤 카이로의 공화국 수비대 본부 앞에서 군부에 반대하며 무르시의 복귀를 요구하던 시위대에 총격을 가했다.
이는 무르시 정권 축출 이후 군부와 무르시 지지자들 간에 처음 발생한 대규모 유혈 사태로 최대 70명이 사망하고 500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이집트 보건당국과 무슬림형제단이 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집트인들은 탱크와 장갑차로 혁명을 가로채려는 세력에 대항해 모두 일어서라”고 민중봉기를 촉구했다.
카이로 나스르시티에는 수천 명이 군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그러나 칼레드 엘 카티브 이집트군 대변인은 “테러리스트들이 공화국 수비대 본부를 습격했다”며 “이로 인해 군인 1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공화국 수비대의 한 병영 시설은 무르시가 감금된 곳으로 추정된다.
아들리 만수르 이집트 임시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엄중한 조사를 명령했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카타르와 터키·이란은 이집트 군부의 무력 진압을 “대학살”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 정부도 군부에 대해 군사행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미국 정부는 이집트 과도정부에 보복과 체포·언론 통제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