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지난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도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인터넷 댓글을 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26일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 5월23일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인터넷에 댓글 수백개를 올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추모 분위기를 조롱했다.
검찰이 확보한 댓글은 “놈현이가 저세상에 와서보니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살아있을 때 잘하지~ 왜 거기가서 죽어서 후회하나~ 좌빨여러분~ 있을 때 잘하세요. - 노무현이가 지옥에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 “비리로 끝난 노무현, 그가 남긴 것은 편 가르기와 반미, 친북 단 세 글자로 요약된다”, “통 크게 뇌물 먹고 자살한 자는 순교자지?”, “노무현은 자살한 거지, 주변의 뇌물수수에 대해 원망하다가 검찰 수사에 분노하다가, 자기 자신을 향해 분노를 터뜨린 것에 불과한 것” 등이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다음 아고라’ 게시판이나 포털 사이트 ‘네이버’, '네이트' 등 주요 포털 사이트마다 댓글을 달았고, 특히 이같은 댓글 작업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취임한 직후인 2009년 2월부터 시작됐다.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범죄 일람표’에 적시된 댓글 수천 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 외에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미디어법 개정 등 주요 정책을 옹호하고 야당의 반값등록금, 햇볕정책 등 주요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또 “국정원이 댓글 사건이 터진 뒤 상당수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 비판글은 더 많았을 것”이라며 “지난 4년간 조직적으로 이뤄진 국정원의 정치개입의 이면이 드러난 셈으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 국정원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