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속한 민영화를 위해 지주회장을 내부에서 선임해 놓고 이사회 의장을 다른 이사가 맡도록 함으로써 지주회장이 사실상 허수아비가 됐다는 지적이다.
20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어 이용근 사외이사(72)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우리금융도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이용만 사외이사(80)를 이사회 의장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이사회 의장은 일반적으로 그룹 회장이 맡아왔던 자리였다. 자신의 경영전략을 대내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서다. 전임 이팔성 회장 역시 지주와 은행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그러나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은 지주와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사회 의장 자리를 양보했다. 권력을 분산해 투명경영을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관치금융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 의장직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관치라는 지적이다.
이는 금융당국과 우리금융이 민영화 방식에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에 의해 이사회 의장직을 넘겨준 것 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들이 정부 고위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향후 우리금융 경영진이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이용만 이사는 지난 17대 대선 때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했다.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도 지냈다. 노태우 정우 시절에는 은행감독원장과 재무부장관 등을 지냈다. 이용근 이사는 아시아개발은행 이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한국앤더슨그룹 고문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