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토니상 시상식 무대에 일본 욱일전범기 이미지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67회 토니상 시상식 오프닝 공연 하이라이트 부분의 무대 배경으로 초대형 토니상 트로피와 함께 욱일전범기 이미지가 1분20초간 노출됐다.
진행을 맡은 배우 닐 패트릭 해리스는 욱일전범기 이미지 한가운데 등장했고 관객들은 1분20초 이상 기립박수를 치는 등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 장면은 뉴욕타임스ㆍ월스트리트저널ㆍCBS 등 많은 언론에 보도됐다.
욱일전범기는 2차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사용하던 깃발로, 태양과 햇살을 형상화해 ‘욱일승천기’라고도 불린다.
하늘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일본이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담아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이 됐다. 현재 일본 극우 세력을 대표하는 깃발이기도 하다.
한인 사회는 진상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일본전범기 이미지가 미국 사회에 독버섯처럼 퍼져가고 있다”며 “토니상 시상식은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행사라는 점에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는 최근 욱일전범기 이미지를 활용한 홍보물로 물의를 일으킨 뉴욕시로부터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사태 역시 일본전범기에 무지한 미국인들의 실수로 여겨지지만 나치 상징물을 조금이라도 변형해서 토니상 시상식장에 걸어놓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뉴욕한인사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만들 것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