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새 수장이 바뀐다. 다섯차례 연임하며 15년간 경영일선에 섰던 박종원 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주주인 원혁희 회장의 3남인 원종규 전무(사진)가 차기 사장에 오른다.
코리안리는 오는 14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에 원종규 전무를 선임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세운 박 사장은 2년 임기의 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박 사장은 지난 1998년 25년간의 관료생활을 마치고 코리안리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당시 공기업이었던 코리안리(당시 한국재보험)는 회사채 보증에 따른 당기순손실이 2800억원에 달하는 등 파산 직전이었다.
하지만 코리안리는 박 사장의 취임 이후 연 평균 13%의 고속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10위의 재보험사로 우뚝 섰다.
박 사장은 인재 등용에서도 인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을 지론으로 삼고 있다. 특히 등산 등 극한 상황을 체험할 수 있는 야외면접을 진행하는 등 도전정신을 중요시 여긴다.
지난 2004년 부터는 임직원들과 함께 백두대간 전 구간도 종주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그는 올해 2월 한국경영학회로부터‘올해의 경영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1944년 경기도 화성 출생으로 숭실고등학교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고 1973년 행정고시(14회)에 합격했다. 1991년 재무부 외자관리과장을 시작으로 재정융자과장, 재정경제부 공보관 등을 거쳐 코리안리 사장을 맡아왔다.
박 사장의 뒤를 이어 사장 자리에 오를 원종규 전무는 1986년 코리안리 해상부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8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경영지식을 쌓았다. 그는 해상보험 등 실무는 물론이고, 인사·재무·교육 등 회사 내 거의 전 업무 분야를 거쳤다. 1997년부터 5년간은 미국 뉴욕 주재 사무소에서 해외 영업도 경험했다. 2011년부터 코리안리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1959년 서울 출생으로 여의도고등학교와 명지대학교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원 전무의 아버지인 원혁회 회장은 건설업체인 대림산업 전무, 풍림산업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이후 90년대 후반 코리안리의 주식을 매입해 최대 주주가 됐다.
작년 말 기준으로 코리안리 지분은 원 회장 외에 외국인 40%, 기관투자 29% 등이다. 원 회장은 상근 회장(등기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대표이사 사장(CEO)은 15년간 박종원 현 사장에게 맡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