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스폰서 풍년 속 양극화로 몸살이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총 27개 대회에 약 170억원(LPGA·LET 포함)의 상금을 걸고 각축전이다. 대회당 평균 총상금은 6억3000만원이다. 대회 수와 상금 규모는 수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러나 상위권 선수와 중하위권 선수 간 양극화 현상은 여전하다.
지난해 상금왕 김하늘(25·KT)은 19개 대회에 출전해 4억5889만원의 상금을 챙긴 반면 상금랭킹 50위 최은별(23·고려골프단)은 18개 대회에 출전, 5860만원을 벌었다. 연간 투어 경비로 약 4000만원을 사용한다고 감안하면 실수익은 2000만원도 못 버는 셈이다.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 연간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투자했다면 평생 투어를 전전해도 만회하긴 힘들다는 결론이다. 하위권 선수가 시드를 획득해도 막막한 이유다.
이 같은 국내 투어 프로의 양극화 현상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올해 36개 대회에서 30억4000만 엔(약 330억원)의 상금을 놓고 샷 대결을 펼치고 있다. 대회당 평균 총상금은 8685만 엔(약 9억5000만원)이다.
전미정(31·진로재팬)은 지난해 30개 대회에 출전해 1억3238만 엔(14억4000만원)을 획득했다. 후지타 사이키(28·일본)는 26개 대회에 출전, 1717만 엔(약 1억8000만원)을 벌어 상금 랭킹 50위를 차지했다. 대회 출전비를 포함한 한 달 평균 생활비는 약 60만 엔(약 650만원), 1년이면 720만 엔(7800만원)이다. 상금랭킹 50위 선수라도 약 1000만 엔(약 1억원)을 벌 수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올해 총 28개 대회가 열린다. 총상금은 4900만 달러(약 546억원)로 대회당 평균 총상금은 175만 달러(약 19억5000만원)다.
박인비(25·KB금융)는 지난해 24개 대회에 출전해 228만7080달러(약 25억5000만원)를 챙겼다. 반면 상금랭킹 50위 제니퍼 존슨(미국)은 23개 대회에 출전, 24만5999달러(약 2억7000만원)를 벌었다. 한 달 생활비로 9000달러(약 1000만원)를 쓰더라도 1억4000만원 이상 흑자다.
물론 프로선수들의 수입은 대회 상금이 전부가 아니다. 계약금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 부수익도 많다. 그러나 인센티브는 5~10위권 입상 선수에 한하기 때문에 중하위권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스폰서 유치도 쉽지 않다. 하위권일수록 카메라에 잡힐 가능성이 낮은 만큼 스폰서들의 관심 밖이다. 스폰서를 유치하더라도 상위권 선수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계약금에 책정된다. 계약금과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