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가 말하는 연기와 삶, 사랑 [배국남의 직격인터뷰]

입력 2013-05-08 14:28 수정 2013-05-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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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하는 손현주, 기자를 만나다!

-손현주가 말하는 연기와 삶, 사랑 [배국남의 직격인터뷰]

손현주를 만나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길거리에서 만나면 연예인 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우리 이웃이라는 느낌이 먼저 다가온다. 연예인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 소탈함과 일상성 그리고 친근함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TV안에 그리고 스크린안에 들어가면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빼어난 배우가 된다.

TV와 스크린을 벗어나 일상의 공간에서 봄빛이 너무 따사로운 6일 손현주를 만났다. 매니저도 없이 점퍼 차림의 편한 복장으로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으며 신문사를 들어선다. 만나자마자 7월 1일 SBS에서 방송하는 월화 미니시리즈 ‘황금의 제국’에 대해 물었다.

“제가요. 재벌 역을 맡았는데 그것도 악역입니다. 사람들이 제 얼굴과 재벌이 안 어울린다고 해 걱정입니다. 저 졸부만 한번 해봤어요. 재벌과 어울리나요?”라고 대답을 겸한 반문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1991년 KBS탤런트로 연예계에 입문한 후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첫사랑’ ‘솔약국집 아들들’ ‘추적자’에 이르기까지 출연했던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로 서민적이고 소탈한 캐릭터를 맡았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하겠다는 손현주에게 지난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며 눈시울을 적시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추적자’이후 드라마라 부담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부담이 되지요. 연출자와 작가가 같은데다 일부 연기자가 겹칩니다. 그런데 서로 다른 캐릭터여서 그냥 힘빼고 열심히 하자고 했습니다.”

손현주는 ‘추적자’를 통해 SBS 연기대상을 비롯해 K스타 드라마어워즈 연기대상 등 연기에 관한 대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 진정성 있는 연기를 보였기 때문이다. “장동건한테 미안하지요. 전혀 예상치 못했는데 너무 너무 고마울따름이지요. 상을 받고 방송3사 후배들에게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선배를 보고 하면 된다’ 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전화와 문자를 받고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다짐했지요.”

1991년부터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했는데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느냐고 묻자 의외의 아니 손현주이기에 당연한 답이 돌아왔다. “단막극이 생각에 많이 남아요. 단막극은 두렵고 무서운 곳입니다. 50~70분 동안 연기자로서 저를 모두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단막극이 없어지면 안됩니다. 신인 연기자에게 이길이 내길인지 알수 있게 하고 중견 연기자에게는 매너리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지요. 또한 신인 연출자와 작가를 배출하기도 하고 기성작가와 연출자에게는 실험과 도전을 할수 있는 것이 단막극이니까요. 너무 소중하니까 단막극이 많이 방송됐으면 합니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다는 손현주에게 박근형같은 우리시대 최고의 배우와 작업한 소감을 묻자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많은 것을 배우고 고맙다. 박근형 선배님같은 분들이 활동할수 있는 무대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막장 드라마에 대한 생각도 들어봤다. “연기자는 막장이다 아니다를 평할 수 없는 처지인 것 같아요. 막장이라도 캐릭터에 진정성을 부여하고 개연성을 시청자가 느낄 수 있도록 캐릭터를 연구하고 연기하려고 노력할 뿐이지요.”

예능 프로그램이나 토크쇼에 왜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토크쇼에 나가면 저를 공개해야하고 따라서 가족도 공개해야하는데 가족들이 부담스러워합니다. 제가 연예인이지 아내와 아이들은 연예인이 아니기에 지켜주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사진=KBS '장미빛인생' 스틸컷)

죽기전날까지 최진실과 일을 했다는 손현주는 “순대국 먹자고 죽기전까지 이야기를 했는데 먹지 못했어요. 마음이 많이 아파요. 그친구 손을 잡고 병원을 갔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아파 한동안 일을 못했어요”라며 자살예방단체의 홍보대사를 하는 것도 최진실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어떠한 이유로든 자살은 해서는 안 됩니다. 연예인들이 힘든 상황과 분위기에서 일을 하는데 이들이 아플 때 편하게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할 것 같아요. 저 역시 그부분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지난해 KBS ‘남자의 자격’에 그가 함께하고 있는 장애인 합창단과 출연했다. “‘러브레터’를 할당시 신부역으로 나왔는데 도움말을 준 신부님께서 함께 합창단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해 시작했습니다. 신부님은 다른 일로 빠지시고 제가 하게 됐습니다.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 장애인들이 커도 갈곳과 그리고 취업할 곳이 너무 제한적이어서 최근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활동할 청년 합창단을 만들었습니다.”

손현주는 그런 사람이다. 연극에서 뛰어난 연기를 하는데도 고생하고 있으면 영화나 드라마 오디션도 알아봐주고 감독들에게 추천도 한다. “연극무대에서 탄탄하게 쌓은 연기자들은 웬만해선 포기않고 열심히 한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드라마와 영화가 발전하는 것이다.”

요즘 신인이나 스타들은 빨리 빛을 보려고 한다. 그런데 손현주는 의외의 말을 한다. “왜 빛을 빨리 보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점은 연기의 어디일까요. 연기를 열심히 하다보면 빛이 상관없는 것 같아요.” 왜 그가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이면서 늘 겸손하고 성실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의례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너무나 예상밖이었고 가치 있는 것이었다. 바로 맡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이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런 건 없다. 처음부터 없었고 지금도 없고 계속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내가 하고 싶어서 되는 거 아니고 사람은 때가 있는 것이고 준비하고 때를 기다리면 된다.”

손현주는 두가지를 못한다고 했다. 카드와 골프다. “카드와 골프는 시간과 돈이 필요한데 연기도 해야하고 홍보대사도 해야하고 가족과 함께 해야해서 카드와 골프는 안한다. 연기할 때 시간을 쏟아 노력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간다.”

너무 착한 캐릭터만 맡아서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물었다. “부담스럽기 보다는 오히려 좋다. 시청자들도 불편하지 않게 다가온다. 저도 불편하지 않고 그분들이 저를 봐주는 것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저를 보기에 불편하면 잘 안 올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도 손현주는 매니저 없이 혼자 다니거나 자신을 늘 공개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래서 너무 편하다고 했다.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이 지나가는 것을 봤는데 정말 연예인 같더라구요. 저는 연예인 같은 분위기가 없어요”라며 웃는 손현주를 보면서 왜 삶과 인생 그리고 연기에 진정성이 느껴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런 손현주와의 두시간여의 인터뷰는 그래서 유쾌했고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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