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확대·감원 등 회생 총력전- 멕 휘트먼 HP CEO
휘트먼은 지난 2011년 9월 이베이에서 HP로 영입됐다. 휘트먼은 지난 1998~2008년 이베이를 이끌면서 매출 8600만달러의 회사를 77억달러 규모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HP는 지난 1999년 이후 CEO를 7명이나 교체하는 등 불안정한 시기를 보냈다. 같은 기간 IBM의 CEO가 루 거스너와 샘 팔미사노, 버지니아 로메티 현 CEO 등 세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장이 두 배 이상 교체된 셈이다.
2010년 53달러선이던 HP주가는 현재 20달러선에 거래되면서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PC산업의 부진에 이어 중국 경쟁업체 레노보에게 PC 1위 자리를 내줄 위기에도 처해 있다.
휘트먼은 이같은 상황에서 HP의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취임한 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했고 대대적인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오는 2014년 말까지 HP인력의 8%인 2만7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HP는 PC와 프린터 사업을 통합하는 등 조직의 ‘슬림화’에도 나섰다.
HP는 지난해 이미징프린팅그룹(IPG)과 퍼스널시스템그룹(PSG)을 통합한 프린팅퍼스널시스템(PPS)그룹을 내놨다.
휘트먼은 최근 HP의 주력상품인 PC와 프린터 사업 환경이 어려워짐에 따라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HP는 지난달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슬레이트7을 출시히며 태블릿PC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입사 30년만에 첫 여성 수장에-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로메티는 2011년 IBM의 100년 역사상 ‘최초’ 여성 CEO가 됐으며 지난해에는 포춘이 선정한 ‘최고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1위에 선정됐다.
로메티는 1981년 IBM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IBM통’이다. 판매·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을 역임했던 2010년에는 IBM 매출 990억달러를 기록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메티는 현재 빅데이터와 개인 맞춤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로메티 CEO는 지난 3월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데이터가 차세대 원자재가 될 것”이라며 “데이터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혁명을 가져오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고객 전체가 아닌 고객 개개인에게 맞춘 효율적인 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메티 CEO는 최근 IBM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5%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하자 내부 다잡기에 나섰다. 로메티 CEO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전 세계 직원 43만4000명에게 영상을 통해 “고객의 주문에 더 빠르게 움직이고 신속하게 대응해달라”고 촉구했다.
IBM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HP도 같은 해인 2011년 신임 CEO로 여성인 멕 휘트먼을 영입해 두 기업의 여성 CEO의 맞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