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미국 이동통신회사 스프린트넥스텔 인수를 두고 디시네트워크와의 경쟁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손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스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디시네트워크의 파격적인 인수제안에 대해 “부적절하고 터무니없으며 잘못된 것”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디시네트워크는 통신사업을 잘 모르는 ‘아마추어’”라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그동안 소프트뱅크의 해외 시장 진출의 핵심사업이 될 수 있는 스프린트 인수에 총력을 기울였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10월에 스프린트이 지분 70%를 201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스프린트 인수에 막바지에 이르렀던 손 회장에게 뜻밖의 ‘태클’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어왔다. 통신사업과 거리가 먼 미국 케이블 방송사 디시네트워크가 225억 달러라는 인수조건을 내걸고 스프린트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스프린트 인수는 미국 당국의 승인만 남은 상태였지만 디시네트워크가 참여하면서 전망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디시네트워크는 미국의 안보까지 거론하며 소프트뱅크를 맹공격했으며 업계에서는 당국이 디시쪽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손 회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스프린트 인수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스프린트 인수에 대해 “스마트폰 품질 향상을 위해 위성 접시(디시, DISH)는 필요없다”며 “인수는 6월 정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디시네트워크가 내건 조건보다 우리 인수 조건이 실질적으로 21% 유리하다”며 “우리의 인수 제안은 디시네트워크보다 훌륭하며 인수가를 올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뱅크의 휴대전화부문 영업이익률은 50%로 미국·일본 휴대전화회사를 통틀어 1위"라며 “앞으로 2~3년 내에 (스프린트넥스텔의) 흑자 전환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신기업을 꿈꾸는 손 회장에게 이번 스프린트 인수전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스프린트가 500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소프트뱅크는 결과적으로 1억명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가 스프린트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중국 차이나모바일과 미국 버라이즌와이어리스에 이어 세계 3위 이동통신기업으로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지난 3월 마감한 2012 회계연도에 7450억엔의 연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