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현금 쟁탈전이 뜨겁다. 실물경제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현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공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상장사들의 자금조달 공시가 총 60건이 쏟아졌다. 작년 같은기간 45건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25% 가량 증가한 것이다.
조달 방식별로는 유상증자 20건을 비롯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40건이었다.
유상증자의 경우 최근의 증시 회복세와 맞물려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시가 좋을 때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3일 한진피앤씨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8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크루셜엠스도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CJ CGV의 자회사인 CJ포디플렉스도 18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상태다.
유상증자와 함께 최근에는 BW를 통한 자금조달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BW를 통한 자금조달 공시는 총 29건으로 전년 동기 19건보다 65% 가량 증가했다.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 19일 산은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삼화페인트공업 외에도 영진인프라 ,소프트포럼, 삼천당제약 등이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최근 BW 발행이 급증한 것은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상장사의 ‘분리형 BW 발행’을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BW는 투자자에게 신주를 인수할 권리(warrnt)를 부여한 채권으로 워런트 만을 헐값에 매각에 대주주의 지분늘리기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르면 8월 분리형 BW 발행이 금지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분리형 BW의 전면 금지를 앞두고 한계기업의 BW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며 “분리형 BW 발행 기업의 재무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유상증자 기업의 경우 자금조달 목적을 살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