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망언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의 역사에 대한 무능’이라는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망언으로 그가 총리 취임 이후 추진해왔던 진전을 스스로 무산시킬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3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의 한국 식민지화 등 아시아 침략에 사과했던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침략이라는 단어는 아직 학문적으로나 국제적으로 확실하지 않다”면서 “어는 쪽에 있느냐에 따라 사실을 보는 시각은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WP는 역사를 항상 재해석해야 하지만 일본이 한국과 만주 등을 점령하고 말라야 반도를 침략했던 것은 ‘사실(fact)’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WP는 독일이 이미 수십년 전에 역사에 정직하게 대응하면서 유럽에서 확고한 자리를 굳혔는데 일부 일본인들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왜 이리 어렵냐고 꼬집었다.
WP는 한국과 일본에서 일부 정치적 목적으로 반일 감정을 조장하기도 하나 이는 아베 총리의 자기 파괴적인 망언의 변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WP는 아베 총리가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대한 향수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한 일본 유권자들이 그의 개혁에 대한 의지를 회의적으로 볼 것이며 이웃국가들의 의심을 누그러뜨릴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한 사람의 침략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2차 세계대전을 누가 일으켰는지는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것만큼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베 총리만이 유독 새로운 해석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아베의 역사적 상대주의 이론은 진주만공습이나 바탄 죽음의 행진, 난징대학살 등의 생존자들을 경악할 만한 소식이라며 세계인 대부분은 오래전에 일본의 전쟁 당시 벌였던 잔학 무도한 행위를 용서했으나 이를 잊은 것은 아니라고 WSJ는 강조했다.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이며 미국의 동맹이나 아베의 수치스러운 발언은 일본을 해외에서 더는 친구가 없게 만들 것이라고 WSJ는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