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차기회장 선임에 있어 뚜렷한 속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이 6월말까지 민영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한 상황에서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시간적 여유을 두고 회추위 구성 논의를 다음달로 넘겼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추위 구성원을 확정했다. 회추위는 이사회운영위원회가 선임하는 사외이사 3명, 주주대표인 예금보험공사 1명, 이사회가 선임하는 외부 전문가 3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비밀을 유지하고 공정하게 투명한 자세로 차기회장을 추천한다는 각서를 제출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오는 29일부터 후보 접수 공고를 내고, 공모 마감 후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이사회 승인을 거친 후 6월 중순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이 확정될 전망이다.
같은 날 KB금융도 정기회의를 열었다. 1분기 경영실적과 저축은행 인수에 대해 논의만 진행하고, 관심을 모았던 회추위 구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오늘 이사회에서 회추위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5월이 되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측이 차기회장 선출을 위한 회추위 구성에 있어 시기적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당면 과제의 시간차다. 우리금융의 경우 금융당국이 오는 6월말까지 민명화 방은 발표키로 예고하면서 회장 인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각종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팔성 회장 후임을 빠르게 선출하고 있는 것이다.
KB금융은 어윤대 회장이 오는 7월까지 임기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간을 두고 후임 인선 작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임시 이사회를 열고 회추위를 구성, 회장 선임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회추위는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이뤄진다. 5월부터 6월 초까지 후보군을 확정하고 6월 중순에는 차기 회장 후보 1명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12일 어윤대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것을 감안하면 늦어도 6월 20일까지는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소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