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현재 원자력협정의 만기를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고 오는 6월부터 추가 협상에 들어간다. 분기마다 한 번씩 한미 수석대표가 만나 협정 개정 문제를 집중 협상키로 했다.
외교부는 24일 양국이 지난주 미국에서 진행된 6차 본협상에서 이런 내용을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국은 2010년 10월부터 6차례의 본협상을 개최하는 등 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그 과정에서 △사용후 핵연료의 효과적인 관리와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및 원전 수출 경쟁력 제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해왔다. 이 중 우리나라의 원전 수출을 원활하게 하는 방향으로 협정을 개정하는 내용에는 상당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정 협상의 주요 쟁점인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와 원전 연료와 관련된 저농축 우라늄 자체 생산 권한에 대해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미가 현행 협정을 일단 연장하고 추가 협상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한미 양국이 공동연구중인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처리)와 관련해서는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한국의 우라늄 농축 권한보장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평화적인 핵이용 권리를 행사한다는 점에서 재처리와 농축 권한을 행사하는 방안을 개정 협정에 반영하고자 하지만 미국은 핵비확산 정책에 따라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핵비확산 정책은 미국의 완고한 원칙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난다고 바뀌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2년간의 추가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핵심 쟁점에 대한 견해차를 극복하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미국의 의회 절차를 감안할 때 추가 협상은 2015년 5월 전후로는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