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가운데 북한은 16일 남한 정부가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모든 반북행위를 사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거친 전제를 달기는 했어도 대화와 협상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그 동안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해 '교묘한 술책'이라고 맹비난하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북한이 제안한 '반북행위 사죄'라는 협상 카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남한 정부에 '최후통첩장'을 보내 “괴뢰 당국자들이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원한다면 지금까지 감행한 모든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전면중지하겠다는 실천적 의지를 온 겨레 앞에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첩장은 또 "남조선 괴뢰들만이 백주에 서울 한복판에서 반공 깡패무리를 내몰아 반공화국 집회라는 것을 벌여놓고 우리 최고 존엄의 상징인 초상화를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주석의 101번째 생일(태양절)을 경축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 태양절 때 미국 본토 타격용 미사일인 KN-08(케이엔-공팔)을 처음 공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대대적인 군사 퍼레이드 등 대외 무력시위는 하지 않은 채 비교적 조용히 행사를 치렀다.
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국방위원회, 인민군의 고위 간부들과 함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1일 최고인민회의에 참석한 이후 14일 만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올 태양절 행사를 비교적 조용하게 치룬 것과 관련,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북한이 10일 이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정부와 군이) 계속 얘기를 해왔다”며 “벌써 닷새가 지났고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끌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