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접전 양상을 보였던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의 판세가 안철수 무소속 예비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 안 후보에 대한 민주통합당의 지원이 지지율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여론조사도 나오면서 향후 야권개편의 주도권을 쥐려던 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그간 안 후보와 새누리당 허준영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예상과는 달리 박빙을 나타냈다. 지난달 26일 리얼미터가 노원병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3.7%포인트)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38.8%로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32.8%)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허 후보가 선전하자 새누리당에서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특성상 조직력이 약한 안 후보의 약점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가 허 후보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오면서 노원병을 둘러싼 정치적 계산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디어리서치가 노원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4.4%포인트)에서는 안 후보의 지지율이 40.5%로 24.3%에 그친 허 후보를 크게 앞섰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대결에서도 안 후보가 52.8%로 34.3%의 지지율을 얻은 허 후보를 손쉽게 이겼다.
상황이 이렇자 노원병에서 무공천을 결정, ‘안 후보에 양보해 승리를 안겼다’는 명분을 얻으려던 민주당의 입장은 무안해지게 됐다. 특히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안 후보를 지지했을 경우’의 양자대결 지지도에는 안 후보가 42.7%, 허 후보가 39.7%로 안 후보가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안 후보 역시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민주당의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또 공천이 좌절된 이동섭 노원병 지역위원장이 무소속 출마입장을 굽히지 않고 선거운동을 재개해 민주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안 후보 지지층에 여야 지지층이 섞여 있는 것이 맞다고 본다. 안 후보가 큰 계획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고 단순호감도와 정치적 지지를 분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동섭 위원장의 무소속 출마와 관련해서는 “당론에 따라 불출마를 설득하고 있고 (이 위원장)당원으로 계속 계실 거라면 따라주실 걸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