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폐막… 개발은행 출범 실패

입력 2013-03-28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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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달러 규모 외환준비 풀 마련키로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5국이 제5차 정상회의에서 브릭스개발은행을 출범시키는데 실패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폐막한 정상회의에서 남아공의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우리는 상당한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브릭스가 이끄는 새 개발은행 설립을 위한 공식협상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면서 “브릭스 내 인프라 수요는 앞으로 5년간 4조5000억 달러(약 50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들은 이날 폐막 성명에서 “개발은행 설립 계획은 실행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발표는 개발은행 논의를 언급한 1년 전 뉴델리 회의와 사실상 차이가 없어 개발은행 출범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이 자본금 등 구체적인 세부사항과 함께 개발은행 출범을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햄 이코노미스트는 “가까운 시일 내에 개발은행 출범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자본금 출연 규모와 지배구조 등을 합의하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에서 브릭스 5국은 개발은행 설립 논의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서구권이 장악하고 있는 국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또 브릭스 정상들은 IMF를 대체하는 성격의 긴급기금인 외환준비 풀(Pool)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 기금은 1년 간의 논의를 거쳐 다음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출범이 공식 선언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준비 풀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중국이 410억 달러의 기금을 출연하고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는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은 50억 달러의 자금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날 폐막식 연설에서 “개발은행과 외환준비 풀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은 앞으로 협력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브릭스의 협력은 글로벌 경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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