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계절이다. 전국 어떤 골프장이라도 라운드 적기다. 덕분에 골퍼도 골프장 관계자도 바빠졌다.
주말·휴일은 너도 나도 부킹전쟁이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골프장도 모처럼 방긋 웃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3월만 같아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모두가 국내 골프장을 찾을 때 해외골프장을 외치는 사람도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합리적인 여행을 즐기려는 ‘알뜰골퍼’들이다.
3월은 의외로 해외골프투어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다. 비수기(3~6월)는 항공요금이 저렴할 뿐 아니라 현지 추가 비용도 많지 않아 합리적인 골프투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사의 비수기 특가 상품을 이용해도 좋다. 해외골프는 3월부터 이용객이 급감하는 만큼 저렴한 비용의 특가 상품이 봇물을 이룬다. 따라서 여행사 특가 상품만 잘 이용해도 ‘알뜰골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현지에서의 만족도가 높다. 성수기(12~2월)에는 언제 어느 골프장을 가도 한국인 골퍼들로 붐빈다. 스트레스를 풀러 갔다 오히려 스트레스를 안고 오기도 한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찾는 동남아는 더운 날씨에 넘치는 내장객으로 인해 예정된 라운드를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비싼 요금에 대한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먹을거리와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라운드 후 즐기는 산둥요리는 몸도 마음도 넉넉하게 한다.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나이트문화는 남성골퍼들을 강하게 유혹한다. 중국 산둥성을 골프천국이라 부르는 이유가 그것이다.
산둥성을 대표하는 ‘골프도시’는 옌타이다. 옌타이하면 떠오르는 골프장은 뭐니 해도 남산국제골프클럽이다. 남산국제코스 27홀과 산수풍경 18홀, 운등삼림 18홀, 리조트해살 18홀, 불광리조트 18홀, 장원향촌 18홀 등 총 117홀로 구성된 이곳은 옌타이공항과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30분 거리로 이미 한국인 골퍼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4~5성급 리조트호텔과 해수욕장, 해상보트유원지, 각종 레스토랑, 바, 연회장, 다용도실, 사우나, 헬스장, 게임룸, 수상연습장(드라이빙레인지)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마련돼 있을 뿐 아니라 다종다양 코스를 레벨 혹은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그러나 어지간한 장기투숙객이 아니면 117홀을 전부 라운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천하일색 코스를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일이다. 남산국제골프클럽 코스는 저마다 이색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국적인 매력을 뽐내는 골프장은 산수풍경 골프장이다. 해변도시 롱커우시에 위치한 이 골프장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무대로 펼쳐지지만 거칠고 굴곡이 심해 웬만한 용기가 아니면 도전도 힘들다.
따라서 어떤 순간이라도 집중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개미허리’처럼 가느다란 페어웨이는 초보자들에게는 페어웨이 안착도 쉽지 않다. 게다가 심한 굴곡이 이어지는 산악코스로 매홀마다 무한도전을 이어가야 한다.
초보자들에게는 평상시 스코어 유지도 힘들지만 중상급자 이상 또는 프로들에게는 도전욕구를 자극하는 흥미로운 골프장이다. 공략방법도 다양해서 상상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공략이 가능하다. 코스 곳곳에는 중국의 전통 미가 느껴지는 조형물이 산재해 있어 웅장하고 거친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라운드 후에도 즐거움은 끊이지 않는다. 푸짐한 산둥요리를 맛본 후 취향에 맞는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마사지를 받으면 시간이 야속하게만 느껴진다. 날씨와 환경도 우리와 비슷해 이질감 따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한국어 가이드(조선족) 상주로 언어적 불편도 없어 서비스 만족도도 높다.
중국 옌타이로의 골프투어는 대부분 주말·휴일을 활용한 2박3일 일정이다. 항공 스케줄만 잘 맞추면 3일 라운드도 가능하기 때문에 실속있는 여행지로 손꼽힌다. 3월은 ‘골프도시’ 중국 옌타이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