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파생금융상품(OTC) 시장은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문범 신한금융투자 OTC팀장은 OTC팀이 만들어지던 2002년 발령받아 OTC 라이선스를 준비했다. 2003년 3조원 규모로 시작한 시장이 작년 46조원으로 최고점을 찍기까지 그가 OTC 업무를 맡은 지도 올해로 11년째다.
OTC 시장이 확대된 만큼 김 팀장이 만들어낸 성과도 커졌다. 그는 “신한금융투자의 OTC는 신한금융그룹 시너지와 함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투자자가 수익을 상환해 다시 투자하는 것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2년간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 상환율은 49.70%에 달해 업계 1위를 기록했다. 2년 동안 조기 상환된 공모 ELS 673개의 수익률은 연평균 12.94%를 기록해 역시 최고 수준이다. 업계에서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ELS로 공인받은 셈이다.
그러나 김 팀장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최근 기초자산 쿠폰이 하락하고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ELS 조건이 나빠진 것이 사실”이라며 “더 다양한 기초자산을 체크하고 새로운 구조를 고민하며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익은 높이면서 리스크는 낮추는 접점에 있는 새 상품을 만들고 싶다”며 “새로운 기초자산을 이용해 안정성을 높이고 투자자들이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려는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저녁이면 지점 직원들을 만나 상품에 필요한 조건들을 듣고 고객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지점 직원들과 만날 때마다 김 팀장은 파생상품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한다고.
그는 “저금리와 인플레이션, 세금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예금 금리가 제로(0) 수준인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파생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ELS·파생결합증권(DLS) 등 파생결합 상품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지속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무는 등 급격히 낮아지면서 파생상품 거래도 줄어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 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파생상품 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 김 팀장은 “목표 수익을 먼저 생각한 후, 수익률과 위험은 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상품을 고르는 것이 순서”라며 “기초자산이 하나인 경우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만큼 수익성은 높지 않다”고 조언했다.
보수적 투자자는 원금이 보장되는 기초자산 한 개의 녹아웃 구조상품이,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기초자산이 두 개 이상인 비보장형 상품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더 큰 수익을 노리고 싶다면 종목형 ELS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DLS 상품의 수익률이 돋보인다고 추천했다. 그는 “특히 금·은·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브렌트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ELS보다 쿠폰 등이 유리하게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ELS와 DLS를 합치거나 코스피와 금 등 둘 이상의 기초자산을 묶은 하이브리드 형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