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화려한 ‘육사 인맥’을 자랑한다. 특히 남 후보자와 친분이 두터운 육사 출신들이 현 정부 외교·안보라인을 장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육사 전성시대’라는 말과 함께 특정 세력에 의한 권력편중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강창희 국회의장이다. 남 후보자와 강 의장은 육사 25기 동기로 둘은 생도 때부터 친했고 육군대학에서 교관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7인회’ 멤버인 강 의장이 남 후보자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결해 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7인회는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 그룹으로 강 의장을 포함해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안병훈 기파랑 대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김용갑·현경대 전 의원 등 7명을 가리킨다.
7인회는 최근 자신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인물들을 장관급 인사로 입각시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남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라인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후보자와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세 사람은 각각 육사 25·27·28기 선후배 사이이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다는 공통점도 있다.
남 후보자와 김 후보자, 그리고 박 실장은 각각 36·37·38대 육참을 역임했다.
남 후보자는 2003년 4월~2005년 4월 노무현 정부의 첫 육참을 지냈다. 뒤를 이어 2005년 3월~2006년 11월 육참을 지낸 사람이 바로 김 후보자다.
두 사람은 육군 6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육군참모총장 등 6개 보직을 똑같이 거쳐 서로 직접적으로 또는 다른 한 사람을 걸러서 인수인계를 한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남 후보자는 김 후보자를 박 대통령에게 소개시켜 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남 후보자는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안보문제를 자문하면서 김 내정자에게 합류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김 후보자가 육참을 지냈던 기간에 육군참모차장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이 후 김 후보자의 뒤를 이어 육참에 올랐다. 그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육사 28기 트로이카’로 꼽히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