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찰 내 대표 ‘공안통’

입력 2013-02-2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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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ㆍ임수경, 국정원 도청 수사… 공안 홀대 논란 중심에 서기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은 대표적인 ‘공안통’ 이다. 공안통이란 평검사 때부터 공안부서에서 정치 사범들을 수사하면서 경력을 쌓아온 검사를 말한다.

광복 이후 공안부는 특수부와 함께 검찰의 양대 산맥이었으나 김대중 정부들어 대대적인 물갈이 등으로 수난을 겪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다시 공안 출신 검사들이 연이어 법무부 장관에 중용됐다.

발표 직전까지 황 후보자의 발탁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등 박 당선인과의 인연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이번 법무부 장관 인선을 통해 박 당선인이 안보관·국가관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홍원 총리 후보자가 추천했다는 설도 있다.

황 후보자는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3년에 고교에 입학한 비평준화 마지막 기수로, 72회 졸업자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성격으로 원칙을 중시하고 꼼꼼하면서도 합리적인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이다.

평검사 시절부터 공안부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대검찰청 공안1·3과장, 서울지검 공안 2부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에서 공안분야를 총괄하는 2차장검사를 지냈다.

칼(KAL)기 폭파범 김현희를 조사했고, ‘임수경(현 민주통합당 의원) 밀입북 사건’ 수사도 맡았다.

참여정부 시절로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던 지난 2005년 황 후보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정원(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특히 불법 도청을 지시·묵인한 혐의로 전직 국정원장인 임동원·신건씨 등 2명을 구속하는 초강수를 뒀다.

같은 해 10월에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의 처리를 놓고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황 후보자 등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강 교수를 구속하려고 했다. 하지만 국보법 폐지론자인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구속을 저지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이에 당시 김종빈 검찰총장이 반발해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황 후보자는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되는 아픔을 겪었다. 특수부와 공안부 등 검찰 정통 엘리트 코스를 거친 그가 승직하지 못한 것은 ‘강 교수 사건’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했다. 또 공안검사라서 불이익을 받은 것이라는 ‘공안 홀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황 내정자는 2005년 국정원 불법도청 사건에서는 이른바 ‘X파일’에 담긴 삼성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려 ‘봐주기 수사’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삼성 관계자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 내용을 보도한 이상호 MBC 기자는 불구속 기소됐다.

28년 간의 검사생활 외에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1년여간 근무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차동민·조근호 전 고검장 등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한 총장이 취임하자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퇴직 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2011년 9월부터 현재까지 일했다.

황 후보자는 여러 권의 책을 낸 학구파이기도 하다. 특히 1998년 펴낸 국가보안법 해설서는 공안검사의 필독서로 여겨지고 있다. 이 밖에도 현직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집시법해설’, 법률학사전’ 등을 썼다.

황 후보자는 독실한 기독교신자다. 사법연수원 시절인 1981~1983년 야간으로 수도침례신학교를 다녀 교회 전도사 자격증을 얻었다. ‘종교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이라는 책을 집필할 만큼 종교법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서울지검 부장검사 시절에는 검찰청 내 기독교 모임인 검찰신우회장을 맡았으며 현재 법조계 기독교 모임인 ‘애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성일침례교회 전도사로도 활동했다.

황 후보자의 기독교 편향성을 놓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세금을 부화하는 현행 법률과 판결에 반대하고 재소자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교화해야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다는 등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2003년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 시절 배우기 시작한 색소폰 연주 실력은 수준급이다. 자신이 연주한 곡을 CD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거나 공익재단의 재능기부 행사에서 연주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한편 황 후보자는 조만간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 추궁 대상이 될 전망이다. 피부병으로 인한 병역면제 판정에 대한 고의성 여부, 법무법인 태평양 재임시절 축적한 재산 규모, 종교 편향성, 공안 강조로 인한 비민주적 가치관 여부 등 검증 항목이 어느 장관 후보자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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