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도 역대 대통령의 취임일에 주가가 떨어진다는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9.37포인트(-0.46%) 내린 2009.52로 장을 마쳤다. 강보합으로 출발한 이날 코스피는 오전 내내 보합권에서 제자리걸음을 이어가다 오후1시께부터 기관 매물이 늘어나면서 낙폭을 키웠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급등한데다 중국의 2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예상치를 밑돈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취임일 징크스’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25일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4대 김영삼 대통령 이후 대통령 취임 당일 대부분 주가가 하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대 김영삼 대통령 취임일(93.2.25)에는 코스피지수가 2.56% 내렸고 15대 김대중 대통령 취임일(98.2.25)에는 4.53% 하락했다.
또한 16대 노무현 대통령 취임일(03.2.25)에는 3.90% 주가가 빠졌고 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일에만 1.34%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후 상당기간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14대 김 대통령 당시 취임 1주일 후 주가는 5.09% 하락했고 한달 후에야 취임 당시보다 겨우 1.08%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후 15대 김 대통령은 취임식 후 1주일 사이에 10.92% 상승했지만 1개월 후에는 취임식 당일보다 1.20% 주가가 하락했고 16대 노 대통령과 17대 이 대통령은 취임식 후 1주일 사이 각각 2.65%, 2.19% 지수가 내렸다. 노 대통령과 이 대통령은 취임식 한달 후 각각 6.29%와 2% 지수가 빠져 역시 징크스를 비켜가지 못했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새 대통령 취임 직후 단기간의 지수 추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념적 경계보다 당시의 국정운영 과제가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단기 지수가 움직였던 공통점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대중 대통령 당시에는 외환위기 및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극복이라는 과제가 있었고 이명박 대통령 때는 유럽발 금융위기 극복이 화두였다.
이날 LIG투자증권은 역대 대통령 취임 전후의 주가 분석을 통해 취임 직전까지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하다가 취임식 이후부터는 조정에 들어가 평균 10거래일 뒤 코스피 저점이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LIG투자증권은 “‘대통령 취임’이라는 긍정적 재료 소멸이라는 측면과 곧 다가올 3월 선물 만기일을 앞두고 베이시스가 축소되며 지수가 조정을 보이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