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부촌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천당 밑 분당'이라 불리던 분당신도시는 주택 가격이 바닥이 모른채 급락하고 있다.
반면 강남 대체 신도시로 분양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던 판교신도시는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21일 부동산 리서치 전문업체 리얼투데이가 국민은행 시세 자료에 분석해 본 결과 분당신도시의 대표 부촌 아파트로 꼽히는 정자동 '파크뷰'는 전용 182㎡의 경우 지난 2007년 1월 최고가 26억6000만원에서 지난 20일 일반 평균가 기준 16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6년간 32%나 가격이 빠진 셈이다.
반면 판교신도시는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7월 입주한 '백현마을 1단지' 전용 266㎡의 경우 현재 매매가가 37억5000만원을 호가해 분양가 22억2625만원 대비 15억원 이상의 웃돈이 형성됐다.
용산 부촌도 달라지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은 삼성, 현대차, LG그룹 등 대기업 일가가 거주하며, 남산을 배산으로 하고 한강을 임수로 하는 전형적인 풍수의 양택지로 인기가 높았던 지역이다.
지리적인 장점으로 한남동은 여전히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한강로, 용산공원 주변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런던 하이드파크 등 세계적인 도심공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242만6748㎡ 규모의 용산공원은 물론 국제업무지구 개발 등으로 서울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용산공원 일대에는 인근에 다국적 기업, 각국의 대사관 등이 위치해 있는 지리적 장점으로 최근 VIP 외국인들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용산구 한남동의 대표 아파트인 '한남동하이페리온1차' 전용 225㎡는 지난 2008년 10월 최고시세 대비 8.4%가 떨어져 현재 23억원에 형성돼 있다.
반면 지난 1월 말에 입주를 시작한 용산구 동자동의 '아스테리움 서울' 전용 128㎡는 당시 분양가가 최저 10억7000만원에서 최고 12억7000만원이었다.
하지만 현재 남산 조망이 좋은 것은 프리미엄이 2000만~3000만원이 붙어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일대는 도심과 가깝고 서울의 중심지로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설명이다.
또 입주 전부터 고급 외국인들을 위한 렌트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외국계 선박회사 바이어들을 위한 렌트는 물론 문중모임장소 등의 주요 미팅장소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용 149㎡는 월 500만원, 펜트하우스 181㎡는 월 700만~800만원 수준에 나오고 있다.
208㎡는 월 1000만원 이상의 월세도 가능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인 부촌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분당신도시와 인접한 용인 죽전과 동백지구 등이 용인의 부촌으로 인기를 끌었었다.
하지만 판교와 광교신도시 분양과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이들 지역과 인접한 용인 신봉동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용인 죽전동 '꽃메마을현대홈타운4-2' 전용 84㎡는 현재 3억6500만원으로 지난 2007년 5월 최고가 5억6500만원 대비 무려 33.2%가 하락했다.
하지만 2년 전에 입주 당시 분양가 4억1000만원대였던 신봉택지개발지구 6블록 '수지 신봉센트레빌'은 전용 84㎡은 현재 4억4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용인 신봉동은 판교신도시와 광교신도시 사이에 위치하면서 더블 신도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또 지난 2009년 서울~용인간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2016년에는 신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에 따라 강남 접근성이 더 좋아져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전진 고위관료와 기업인들이 다수 거주하며 인기를 끌던 강남구 압구정동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서초구 반포동은 재건축 아파트가 새 아파트로 입주를 하면서 신흥 주거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3차' 전용 82㎡는 최고가였던 지난 2010년3월 13억7500만원에서 현재는 8억7500만원으로 무려 34%가 떨어졌다.
하지만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198㎡는 23억4300만원에 분양됐고 현재는 26억7500만원으로 프리미엄이 3억3000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수도권 부동산 불황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부동산 트렌드가 바뀌고 있고 부촌지도도 달라지고 있다"면서 "세대 교체도 이뤄지면서 신흥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도 달라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