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의 여신, 김혜자의 진정한 성공은?[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2-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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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김혜자, 성공을 아름다운 영향력으로 가치 있게 쓰며 진정한 성공을 일군 스타![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사람들이 제가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줄 알아요.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은 그저 언론을 통해 ‘도와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뿐이에요. 제 역할은 저를 조금이나마 알아보시는 분들에게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의 가치를 알려 드리는 것이죠.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작은 정성이라도 여러분의 진심이 담긴다면 그 가치는 똑같아요.” 지난 1월 24일 서울 남부교도소에 따뜻한 목소리가 400여명의 수인들에게 전해졌다. 스타라는 말로는 수식하지 못할 우리시대의 명배우, 김혜자(72)다.

김혜자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연기자로서의 성공을 일군 스타다. 그녀가 더욱 빛나는 거성(巨星)이 된 것은 연기자로서 성공을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는 도구로 활용하며 삶에 있어서 가장 가치 있는 성공을 일궜기 때문이다.

애드가 모랭은 그의 저서 ‘스타’에서 “신인은 몸을 스타는 영혼을 보여 준다”고 했다. 이 말을 그대로 적용해 스타를 꼽으라면 첫손가락에 꼽히는 연기자가 바로 김혜자다. 그의 연기에는 혼이 담겨 있기에 그렇다. 드라마‘전원일기’의 일상성이 짙게 배어 있는 어머니에서 영화 ‘마더’에서 강렬한 엄마에 이르기까지 일상성과 강렬함이 깃든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며 시청자에게 영혼이 깃든 연기를 보여준 이가 김혜자다. 그래서 한 전문가는 “국민 엄마의 얼굴부터 사이코패스의 형형한 눈빛 까지 가진 최고의 배우”라 평가했다.

1962년 KBS 1기 탤런트로 한국 탤런트 역사와 함께 연기자 생활을 한 김혜자는 50여년 동안 출연한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연극에서 캐릭터에 진정성과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관객과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kbs

김혜자로 수많은 시청자가 웃고 울었던 드라마들이 많다. 일일 드라마로 높은 인기를 누린‘개구리 남편’(1969년), 그녀에게 연기대상 수상을 안겨준 드라마 ‘모래성’(1988년 MBC 연기대상)‘사랑이 뭐길래’(1992년 MBC 연기대상)와 ‘장미와 콩나물’(1999년 MBC 연기대상) ‘엄마가 뿔났다’(2009년 KBS 연기대상), 그리고 난생 처음 출연한 시트콤‘청담동 살아요’(2012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영화‘만추’‘마더’, 연극 ‘셜리 발렌타인’등 영화와 무대에서도 관객들에게 연기 9단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원일기’‘엄마의 바다’‘그대 그리고 나’등 많은 작품에서 작업을 함께 한 김정수 작가는 김혜자를 ‘연기 9단의 입신’이라고 칭했다. 연기자에 대해 엄격하기로 유명한 영화‘마더’의 봉준호 감독은 “김혜자 선생님께서 보여주는 심연의 연기는 놀랍다. 이미 접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극찬을 했다. 김혜자와 함께 작업 한 작가와 감독 모두 그녀의 연기를 ‘신(神)의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혜자가 대단한 연기자라는 것을 입증한 또 다른 부분이 강렬한 단선적 이미지에 갇힐 수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이를 극복하며 팔색조 연기자로 우뚝 선 것이다. 그녀는 20년 이상 방송된 ‘전원일기’로 인해 한국의 전형적인 자애로운 어머니 이미지가 각인됐다. 각종 설문조사에서 한국의 어머니 하면 떠오른 인물 1위가 김혜자였다.

김혜자는 “많은 드라마에서 ‘전원일기’와 다른 성격의 어머니, 인물을 연기해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사람들은 금새 ‘전원일기’의 어머니로 생각한다. 작가 김정수씨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다”고 말했지만, 시청자는 그녀가 매번 다른 캐릭터로 살아 있는 연기를 펼쳐 단선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를 극복한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연기자로서 성공의 비결은 무얼까. 성공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천부적인 것과 후천적인 성실함이 결합한 것이다. “연기는 직업이 아니라 삶이며 모든 것”이라고 말하는 김혜자는 신중한 작품선택, 연기에 모든 것을 거는 승부사적 기질, 70이 넘은 나이에도 예쁘게 보이고 싶고 사랑을 꿈꾸는 소녀 같은 순수함으로 영혼을 보여주는 스타가 됐고 연기자로 성공 했다.

‘개구리 남편’에서 ‘전원일기’까지 많은 작품에서 김혜자와 함께 연기한 최불암은 “1969년 ‘개구리 남편’에서 김혜자씨와 부부로 나왔는데 당시 나의 판단은 성실하고 연기자로 타고 났다는 점이다. 이후 40여년 넘게 김혜자씨를 봐오면서 그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김혜자는 모든 이가 인정하는 연기자로서 성공에 안주하지 않았다. 연기자로서 성공을 많은 이들을 사랑 나눔에 동참하게 하는 아름다운 영향력을 미치는 기제로 활용한 것이다. ‘김혜자라 읽고 사랑 나눔이라 읽는다’고 할 만큼 김혜자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사랑은 끝을 모를 만큼 광대하다. 오랫동안 아프리카, 아프가니스탄 해외의 힘든 어린이부터 국내 수형자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갔다. 이러한 김혜자를 본 후배와 동료 연예인들, 대중은 사랑 나눔에 적극 동참했다. 차인표 김장훈 한혜진 등 수많은 연예인이 김혜자의 삶이 자신들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한결 같이 말한다. 김혜자가 사랑 나눔의 밀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삶의, 인생의 진정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제가 한 것은 없어요. 저는 아이들의 손을 잡으면서 내 삶이 더 행복해지고 더 많은 것을 배웠으니 제가 은혜를 받은 것 이지요.”김혜자의 특유의 인자한 웃음을 던지며 한 말이다.

연기와 삶속에서 진정한 성공을 이룬 김혜자가 늘 우리 곁을 지키며 아름다운 영향력을 행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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