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신임 총리가 아시아와의 연계를 강화하면서도 극우주의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13일(현지시간) 메이지신궁을 찾아 참배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메이지신궁은 일본 근대화를 이끈 메이지 일왕 부부를 기리는 신사다. 아베 총리는 방명록에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고 나서 참배했다.
비록 개인 돈으로 헌금하는 등 사적 참배 형식을 취했으나 현직 총리가 메이지신궁에 참배한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지난 4일에는 일본 황실의 선조를 모셨다는 이세신궁을 참배하기도 했다.
일본은 헌법상 정교분리가 원칙이기 때문에 총리의 신사 참배는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아베 총리가 잇따라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보수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는 평가다.
아베 총리는 내부적으로는 극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보수층 결속에 나서는 한편 외교적으로는 ‘아시아 껴안기’와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첫 외유지로 동남아시아를 선택해 오는 16일부터 나흘간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일본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남아 순방시 일본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계의 의의를 아시아와 전 세계에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동남아 방문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등 가치관을 공유하는 아시아 국가와 안보와 경제·에너지정책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이른바 ‘아베 독트린’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벌이는 동남아 국가와의 연계를 강화해 대중국 포위망을 완성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의 활력을 자국 경제회복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의도다.
아베 내각 역시 동남아와의 연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정·금융상은 지난 2일 미얀마를 방문해 500억 엔(약 5900억원) 규모의 차관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도 지난 10일 필리핀의 알베르토 델 로사리오 외무장관과 회동해 해상 영유권 문제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