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롯데가의 물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백두산 물을 국내에 들여오는 시점을 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이날 ‘백두산 하늘샘’을 대형마트를 통해 판매를 시작한다. 다음주부터는 편의점 판매도 개시한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생수시장에서 백두산 하늘샘의 매출을 5년 안에 1000억원 정도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당초 출시 계획이 내년 3월 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출시 시기가 3개월 정도 앞당겨졌다. 롯데칠성측은 유통업체의 연내 출시 요청이 늘어나 출시시기를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석연치 않다. 지난 10월 3일 국내 시범 판매를 연기한 사유가 물량 문제이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롯데의 빠른 백두산 물 출시를 두고 신동빈 회장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보고 있다. 삼다수 유통계약이 중단된 농심이 오는 14일 대형마트 등에서 ‘백산수’의 출시를 추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롯데가 시기를 앞당겼다는 것 이다.
백두산 물의 국내 출시에 있어 롯데가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호정을 추가로 파는 등 급하게 생산 물량을 늘린 것들이 이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이와 관련해 농심측은 대형마트에 백산수의 유통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면서 롯데보다는 싼 가격에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농심 고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유통 부문에 강한 롯데보다는 싼 가격에 내놓아야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농심)가 롯데보다 빨리 출시하게 된 상황에서 롯데가 시기를 앞당기고 자사 유통 부문을 내세워 프로모션을 강화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