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회장은 1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대한금융공학회 한국금융연구원 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에 진출하면 자본조달 비용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의 큰 다국적 은행들에 일을 뺏긴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하겠고 은행 자체가 노력을 해야겠지만 정부에서도 사고의 변화와 정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회장은 또 “학교에서 있다 실무쪽으로 옮기다보니 가장 큰 차이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독립된 산업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공익기관으로 인식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마지막으로 “독립된 산업으로 인식되지 않고 제조업의 부속적 기관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국제경쟁력이 없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어 회장의 이같은 축사는 기존의 연설원고를 접고 한 현장발언이라 최근 다국적 금융인 ING생명 인수를 두고 뼈있는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논의했으나, 결국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사회를 18일로 연기했다. 이사회에서 KB금융은 ING생명 인수가격을 2조2000억원대까지 낮추며 사외이사를 설득했으나, 결국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
하지만 어 회장은 축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ING생명 인수에 대해 “지금은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한테 묻지 말아 달라”고 일축했다.
또한 18일 다시 열리는 이사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해도 되는지, ING생명 인수 가격이 낮아진 것이 사실인지에 대한 질문에도 모두 함구했다.
한편 대한금융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의 주최, KB금융지주의 후원으로 개최된 이날 학술대회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