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친화적인 것으로 유명한 윤부근 사장은 최근 사업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반면, 과묵하던 신종균 사장은 연일 기자들의 질문에 열변을 토하고 있다.
윤부근 사장은 지난 8월말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2012’와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한국전자전’ 이후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윤 사장은 IFA2012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오는 2015년 말 모든 가전에서 세계 1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고 전자전에서도 “냉장고부터 먼저 1등을 하고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순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이후 윤 사장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거의 없다. 지난 20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삼성 열정락에 강연자로 나선 게 전부다. 이날도 윤 사장을 보러 온 기자들에게 “연말이고 하니 사업 얘기는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양해를 구했다.
반면 신종균 사장은 최근 기자들의 질문 공세를 오히려 기다리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26일 전파방송통신인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갤럭시S3 판매량이 3500만대를 넘어 연말까지 4000만대에 근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수요사장단 회의가 끝난 후 서초사옥 로비에서 미국 ITC가 삼성 애플간 특허 예비판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삼성전자는 통신특허에 강한 회사이고, 통신특허가 없이는 애플이라도 휴대폰을 만들지 못한다고 (법원과 애플에) 말해왔다”며 “그 점에서 법적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4일에도 그는 “애플과의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애플과의 특허소송 관련 입장을 밝히기 꺼려하던 기존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29일에는 삼성 딜라이트에서 열리는 ‘갤럭시카메라’ 출시 행사에도 직접 참석해 제품 알리기에 나선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의 이같이 달라진 행보는 현재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TV를 세계 1등을 일궈낸 윤 사장은 연내 출시를 장담하던 OLED TV가 수율 문제로 인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진 게 부담이다.
여기에 생활가전 사업을 1등에 올려야한다는 더 큰 부담감도 안고 있다. 성급한 말 보다는 신중하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신 사장의 경우, 아이폰과의 스마트폰 대결에서 갤럭시가 승리하고 특허소송에서도 승기를 잡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